黨 대선후보 되기 전에 공천헌금 등 악재 털고가야이상돈, ‘박근혜 비대위’ 차원의 대국민 사과 암시
  • 새누리당 유력 주자인 박근혜 후보가 4.11 총선 공천헌금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검찰 조사 발표와 관계없이 지난 총선에서 3억원이 넘는 돈이 오간 정황이 드러난 만큼, 당시 비대위원장으로 선거를 진두지휘한 박 후보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박 후보 캠프 내부에서도 이대로 대선을 치를 수 없다는 위기감이 번지고 있다. 현 캠프 조직과 당이 ‘대선캠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대대적인 대국민 사과 함께 대규모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 ‘박근혜 비대위’ 차원의 대국민 사과 나오나

    박근혜 캠프의 이상돈 정치발전위원은 13일 불교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당시 비대위 전체의 책임론을 강조했다.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 뿐 아니라 저를 포함한 모든 비대위원에 상당한 도덕적 책임이 있다. 사과 같은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박 후보가 당시 비대위원들과 함께 강도 높은 대국민사과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기도 하다.

  • ▲ 지난달 10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경선 후보. ⓒ 양호상 기자
    ▲ 지난달 10일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는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경선 후보. ⓒ 양호상 기자

    당 지도부에서도 ‘대국민 사과’가 거론됐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같은날 최고위에서 사건의 심각성을 강조한 뒤, 책임있는 후속조치를 요구했다.

    “이번 문제는 정치적으로나, 도의적으로나 무겁게 책임질 수밖에 없는 심각한 상황이다. 검찰 수사와 당 조사가 마무리되면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진정성 있는 대국민사과를 하고, 인적쇄신과 혁신적인 제도개혁 등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


    ◈ 고강도 인적쇄신…朴, 눈‧귀 달라질까

    대국민 사과 뒤에 정국 반전을 위해서는 고강도 인적‧정책 쇄신 조치가 따라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친박의 한 관계자는 “돈봉투 전당대회로 풍비박산 직전의 당을 이끌고 어떻게 총선을 승리했는지 잘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결국은 쇄신카드 밖에 없다. 대선승리를 위해 확 바뀌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인적쇄신’으로는 지금 현재 박 후보와 가까운 친박 인사들을 대신해 당내 중도적인 인물을 포함해 ‘새얼굴’을 대거 들여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특히 ‘인의장막’ 논란을 겪을 정도로 일부 소수 측근들에 의해서 정치적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고강도의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캠프 내부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더라도 그게 박 후보에게 정확히 전달되는 지 의문이다. 후보가 원하는 답만 내놓는 참모진이 과연 옳은지, 정말 변화 의지가 크다면 박 후보가 이번 기회에 확실히 보여줘야 할 것이다.”
    - 친박 관계자

    다만, 인적쇄신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여권 내 파워게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를 우려하는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 非朴, 박근혜호 승선할까…‘김무성 역할론’ 대두

    김무성 전 원내대표의 행보가 주목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총선에서 공천에 탈락한 뒤 백의종군을 선언, 당 화합을 이끈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친박 측에서는 막판까지 김 전 원내대표가 ‘탈당’을 하지 않을지 가슴팍을 쓸어내렸다고 한다. 한 때 친박 핵심으로 꼽혔던 그는 당 인사들에게는 ‘형님’으로 통한다. 그를 따르는 인사들이 많은 만큼 자칫 공천 후폭풍이 ‘줄탈당’으로 이어질 수 있었으나 직접 설득하며 이를 온몸으로 막아냈다.

    또한 계파와 관계없이 두루 인연을 맺고 있어 박 후보에게 절실한 ‘화합형 조직’을 이끄는데 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박 후보 측은 김 전 원내대표에게 중요한 역할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 박근혜 후보의 고강도 쇄신안에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 양호상 기자
    ▲ 박근혜 후보의 고강도 쇄신안에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 양호상 기자

    “김 전 원내대표가 대선 선대위로 개편되면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데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다. 결국은 선대위원장 카드로 갈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
    - 한 친박 의원

    비박 포용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는 20일 경선 이후 이재오 의원을 포함해 정몽준 전 대표 등 경선에서 경쟁했던 세력들을 폭 넓게 끌어안는 진용을 꾸릴 지 주목된다.

    ‘보수대연합’을 기반으로 외연을 넓히기 위해서는 새누리당 지지자 중 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층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박근혜 캠프의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이 비박 진영의 핵심인 이재오 의원과의 회동을 공개하며 ‘비박(비박근혜) 포용론’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전당대회 이후, 비박과 협력에 대해서는) 우리가 원하고 부탁해야할 일이다. 앞으로 더욱 진지하게 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