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조건없이 이희성, LG로 보내... 재도전 지원김성근 "젊음은 절망이 아닌 기회를 받아야 할 시기"
  • ▲ 이희성 선수.(사진=고양원더스 제공)
    ▲ 이희성 선수.(사진=고양원더스 제공)

    좌완투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고 했던가. LG 트윈스가 국내 유일의 독립야구단, 고양원더스에서 왼손투수 이희성(24)을 영입해 화제다.

    이희성은 대구고와 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2011년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전체 30번) 지명으로 넥센 히어로즈에 입단했다. 하지만 1군에서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방출됐다. 이후 고양원더스에 입단해 프로 재도전의 꿈을 키웠다.

    이희성은 최근 퓨처스(2군)리그 교류전 17경기에 출장해 39이닝을 소화하며 3승 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77를 기록했다. 이희성은 신고 선수로 일단 LG 2군에 합류할 예정이다. 연봉은 2,400만원 수준이 될 것이라는 게 LG의 입장이다.

    지난해 12월 창단식을 가진 고양원더스는 선수 전원이 기존 구단에서 방출되거나 프로에 입단하지 못한 이들로 구성돼 있다.

    고양원더스는 당초 약속대로 아무런 조건 없이 이희성을 LG에 보낼 예정이다. 선수들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구단 창설 취지가 부각되는 순간이다.

    독립구단의 운영이 정착된 일본의 경우도 프로구단에 선수를 보낼 경우 독립구단은 떠나는 선수의 첫 해 연봉의 일정부분을 받는다.

  • ▲ 이희성 선수.(사진=고양원더스 제공)
    ▲ 이희성 선수.(사진=고양원더스 제공)

    일본 독립구단에서 활약하는 최상인(전 SK와이번스 선수)은 “저도 고양원더스에 입단테스트를 받았었다”며 “비록 저는 떨어졌지만 아무런 조건 없이 선수를 키워 프로에 보내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고양원더스의 정책을 칭찬했다.

    김성근 감독도 이희성의 LG 입단 소식에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프로야구 원년 목표가 어린이에게는 꿈을, 젊은이에게는 희망과 용기를 주자는 것이었다”며 “요즘 프로야구를 보라. 10구단 창단이 좌절되는 등 희망을 오히려 꺾고 있지 않나. 이런 시대에 고양원더스가 프로 선수를 배출했다는 것은 프로야구가 잠시 잊고 있던 원래 목표와 취지, 초심을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김 감독은 “이희성에게 고맙다, 한때 용기를 잃었던 선수가 이만큼 올라와 줬다”며 “허민 구단주가 사재를 털어서 부여한 고마운 기회를 잡은 이희성은 고양원더스 선수들 뿐 아니라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 좋은 메시지를 던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