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 의대 홍현주 교수팀, 초교 5곳 1학년 707명 조사 “어린아이라도 ‘죽고 싶다’고 하면 무시 말고 세밀히 관찰해야”자살 예방대책, 초등 저학년부터 필요
  • ▲ 지난달 18일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이 서울 청계광장에서 '학교폭력, 왕따, 자살예방 대국민 선포식'을 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 지난달 18일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이 서울 청계광장에서 '학교폭력, 왕따, 자살예방 대국민 선포식'을 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초등학교 1학년생 100명 중 4명은 죽고 싶거나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의대 정신과 홍현주 교수팀은 9일 국내 5개 초등학교 1학년생 707명을 대상으로 우울증상과 공격성, ‘자살성 사고(suicidal ideation)’ 등을 조사한 결과, 3.82%인 27명이 자살성 사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살성 사고’란 실제 자살시도는 하지 않았지만 자살을 깊이 고민하거나 자신을 죽음으로 이끌 수 있는 우려가 있는 경우를 말한다.

    이번 연구는 초등생의 어머니가 자녀의 자살성 사고를 대신 진단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자녀가 “죽고 싶다”, “자살하고 싶다” 등의 표현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를 어머니가 대신 평가하도록 해 그 결과를 분석했다.

    제시된 기준은 ‘안 나타난다’, ‘때때로 나타난다’, ‘자주 나타난다’, ‘항상 나타난다’의 4가지였다.

    연구진은 이 중 “죽거나 자살하고 싶다”는 말을 '때때로' 이상의 빈도로 말하는 아이를 '자살성 사고'를 하는 그룹으로 분류했다.

    연구에 따르면 아이의 우울증상과 공격성은 자살성 사고의 의미있는 위험요인으로 나타났다. 반면 부모의 우울증은 아이의 자살성 사고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청소년의 경우 자살에 대한 사고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만성적이라는 연구결과를 볼 때, 초등 1학년생의 자살성 사고 역시 일시적인 것이 아닐 수 있다

    “자살에 대한 사고가 만성적이라는 것은 자살에 대한 생각이 구체적인 자살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한림대 의대 홍현주 교수

    특히 연구진은 피실험자 본인에게 직접 물어본다면 응답 빈도수가 더욱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실제 자살성 사고를 하는 초등 1년생이 조사결과보다 더 많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초등 1학년이라고 해도 ‘죽고 싶거나 자살하고 싶다’는 말을 한다면 무시해선 안 된다. 힘들어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살펴야 한다”

    “자살에 대한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 때가 10살 안팎이라는 점에서 자살 예방대책도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시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