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서울시민 건강격차 현황 분석 기대여명, 흡연률도 교육수준에 따라 격차 벌어져
  • ▲ 서울시 젼경.ⓒ 사진 연합뉴스
    ▲ 서울시 젼경.ⓒ 사진 연합뉴스

    최근 10년간 서울시민의 사망률은 전체적으로 줄어들었고 기대여명은 늘어났지만 자살률은 2.2배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학력이 낮을수록 자살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담은 ‘서울시민 건강격차 현황 분석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울산의대 강영호 교수 등 13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진은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사망률, 기대여명, 흡연률, 자살률 등 서울시민의 지역별, 사회경제적 수준별 건강격차 실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서울시민의 사망률은 전반적으로 줄어들었고 기대여명은 늘어났으나 자치구별 격차는 더 크게 벌어졌다.

    서울시내 424개동 가운데 사망률이 낮은 10%에 속하는 동의 74%가 사망률이 가장 낮은 서초, 강남, 송파 등 강남3구에 몰려 있어 소득수준에 따른 사회경제적 격차가 건강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사망률은 서초구, 강남구와 송파구 순으로 낮았으며 반면 중랑구, 금천구, 동대문구, 강북구, 노원구는 사망률이 높았다.

    학력수준에 따른 사망률 격차도 증가추세이며, 의학기술의 발달로 암 및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감소했지만 자살로 인한 사망률은 2.2배 늘어나 대조를 보였다. 특히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자살 사망률 증가폭이 컸다.

    30~64세 사이 성인 남자의 경우 대졸이상과 중졸이하 자살 사망률 차이는 2000년 44.9명에서 2010년 98.3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고, 여자는 같은 기간 5명에서 81.1명으로 16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동안 교육수준에 따른 기대여명 격차도 더 벌어졌다. 대졸이상과 중졸이하 사이의 기대여명 격차는 남자의 경우 2000년 10.2세에서 2010년 12.6세로, 여자는 4.9세에서 6.1세로 격차가 커졌다.

    기대여명 격차의 주요 원인은 암과 심혈관계질환이었다. 이 중에서도 암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수준은 저체중출생아 비율과 흡연율 등 주요 건강지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흡연률은 같은 기간 동안 전체적으로 줄어들었으나 남녀 모두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낮았다. 대졸이상 남자 흡연률은 2001년 55.4%에서 2010년 42.6%로, 고졸이하 흡연률은 64.8%에서 59.3%로 각각 줄었다.

    대졸이상 여자는 2.5%에서 2.2%로 소폭 감소했으나 고졸이하 여자는 4.3%에서 6.0%로 오히려 늘었다.

    연구진은 서울의 지역별, 학력별, 소득수준별 건강격차를 해소를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역할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연구진은 ‘아동-가족 건강발달 종합 프로그램’을 도입해 아동시기부터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건강격차를 해소할 것으로 주문했다.

    저소득층에게 민감한 금연정책과 취약계층을 위한 자살예방사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아울러 건강수준이 낮은 지역에 보건의료예산 및 의료자원을 집중지원하기 위한 정책도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시는 29일 서울프레스센타에서 건강형평성 관련 분야의 세계적 학자인 존 린치교수를 초청해 심포지엄을 열고, 포괄적인 건강격차 해소 방안을 담은 ‘서울시 공공의료 마스터플랜’을 다음 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김경호 시 복지건강실장은 “사회양극화가 건강양극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이번 결과에서 나타난 문제들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9월 중 내놓을 ‘서울복지기준선’이 건강불평등을 개선하는 종합 대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