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진화포커스 제95호
    대통령 생일 몰라도 멀쩡하게 살 수 있다니…

    김 성 민  / 자유북한방송 대표 
     
      대한민국은 대통령 생일이 언제인지 몰라도 사는데 별 지장이 없는 사회다. 남한에서 줄곧 살아왔던 사람들에겐 그게 당연하게 여겨지겠지만 탈북자에겐 놀라운 사실이다. 100~200원씩 오르고 내리는 휘발유 값에는 예민하게 신경을 써도 평소 자신들이 누리는 행복의 무게에는 별 관심이 없는 사회 역시 대한민국이다.

      신용카드와 은행계좌의 비밀번호는 줄줄 외우고 다녀도 내 것이 아닌 다른 사안에는 무관심한 사회풍토 속에서 6.25와 8.15의 의미조차 잊혀지는 것 또한 남한 사회의 현실이다.

      북한이라면 김정일의 생일을 모르는 자가 간첩이요, 김정일의 생일날 진행되는 온갖 정치행사에 이유 없이 빠지거나 불성실하게 참가하는 자가 정치범이다. 굶어 죽은 자식 앞에서 흘리던 눈물을 채 닦아내기도 전에 ‘사회주의 승리를 위한 전투’가 강요되고, 강요된 전투장에서 너나없이 맹목적인 충성경쟁을 벌여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곳이 북한 사회다.


  •   그런 북한에 비해 대한민국이 ‘덜 살기 좋은 나라’라는 것인지, 자신들이 누리는 행복의 가치는 애써 부정하면서 북한을 찬양하고 미화하는 행위만 골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제는 북한의 초등학생들도 졸업해 버린 ‘만경대 정신’을 운운하는 수준 낮은 대학교수가 있는가 하면, “김정일 총비서를 민족의 영수(領收)로 조국통일의 구성으로 충직하게 받들자”던 한 친북단체 대표도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북한을 탈출해 대한민국으로 찾아온 필자는 주한미군철수를 주장하며 서울 한복판에서 활활 타오르던 촛불의 광란을 참담한 기분으로 바라보아야 했다. ‘정치 일번지’라는 여의도 한복판에서 백주대낮에 벌어지는 국가보안법 폐지논란을 ‘악몽을 꾸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지켜보아야만 했다.

      급기야는 정체 모를 한반도기가 태극기를 대신해 인공기와 나란히 서울상공에 나부끼고 북한노동당 공작부서에서 만들어낸 ‘우리민족끼리’라는 선정적인 구호가 자유통일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좀먹으며 먹구름처럼 한반도를 뒤덮은 적도 있었다.

      ‘무료교육’과 ‘무상치료’를 주장하다가 지리멸렬하는 저 북한에 비해 대한민국 사회는 정말로 “잘사는 놈들만 잘살고 못사는 놈들은 못사는 썩어빠진 자본주의 사회(북한 노동당의 주장)”라는 것일까? ‘무상’의 구호가 난무하다 못해 초등학생들의 도시락까지 파고드는 작금의 현실 앞에서 어안이 벙벙해 진다.

      놀랍다. 주한미군 철수 주장부터 국가보안법 폐지 주장에 이르기까지. 한 걸음 더 나아가 무상분배에 무료급식까지, 그들이 추진하는 일 모두가 북한의 주장을 따르고 있고 북한에서 못 다한 일을 답습하고 있다. 북한이 그리 좋으면 이제라도 대한민국 국적을 반납하고 북으로 가지 그러냐고 그들을 향해 외치고 싶다.

      이제는 법원에서까지 버젓이 ‘김정일 만세’를 외치는 범죄자가 있는가 하면,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을 위하여 존재해야 할 애국가마저 부정하는 얼빠진 자가 국회로 입성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 정치를 이끄는 국회의원이 되는, 대한민국의 국록을 타 먹으면서도 북한 독재정권과 생각을 같이 하는 이런 자들마저도 사형을 당하지 않고 목숨을 부지하며 숨쉴 수 있는 남쪽 나라의 민주주의가 좋아 보이기는 한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불안을 떨칠 수 없다. 이제 슬슬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한 종북세력에 의해 대한민국의 근간이 흔들릴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모두가 공평하게 살도록 만들겠다”는 귀에 솔깃한 그들의 감언이설에 속아 국회에서 의석을 늘리며 세력을 강화하도록 표를 던져주는 남한의 유권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두려워진다.

    ※ 선진화포커스는 본 포럼의 공식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