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교화된 북한주민들을 상대로 벌인 김정은 정권의 사기극

  • ▲ 탈북자 전영철 씨
    ▲ 탈북자 전영철 씨

    탈북자 전영철을 내 세워 이른바 김일성 동상파괴 관련 기자회견을 벌인 북한당국이 마치 준비라도 해 놓은 듯 대한민국을 향한 “복수의 성전”을 떠들고 있다. “무자비하고 시효 없는 징벌”에 이어 “전 인민적 항쟁”까지 거론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편 대한민국의 일부 언론은 “한반도 긴장의 새 불씨”, “동까모 사태로 정부 탈북자 관리 보니” 등의 기사에 이어 ‘동까모’가 그 무슨 테러집단이라도 되는 듯 본질에서 벗어난 기사쓰기에 열중하고 있다.

    실소가 터진다.

    다른 한편으로는 아, 지금까지 북한당국이 이런 식으로 대한민국과 국제사회를 향해 “국가적 사기(거짓말)”를 쳐 왔구나~고 실감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에 동상폭파범으로 북한당국이 내세운 전영철과 필자는 먼저 온 탈북자와 뒤에 온 탈북자로 단 한번 만나 남한생활과 북한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을 뿐 동상폭파이야기 따위는 거론조차 한 적이 없는 사이이다. 그러한 인물들을 내 세워 “동상파괴”라는 거대한 엽기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는 북한의 위정자들을 바라보면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고민스럽기까지 하다.

    (※ 북한은 "김성민이 전영철에게 김일성 동상 폭파를 지시했다"고 기자회견에서 김성민 대표의 실명을 공개했었다.)

    사실 북한에서 반생을 살다가 대한민국을 찾아온 탈북자의 한 사람으로서 나에겐 그동안 받아온 북한식 “교육”의 잔상을 털어버리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저들은 말끝마다 “공산주의자들의 량심”을 운운했고 “도덕과 원칙”을 떠벌여 왔으며 남한과 국제사회를 향해서도 원칙적이고 평화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이른바 도덕성과 원칙성을 강조해 왔다.

    주어진 교육에 대한 비교환경이 전무할 뿐 아니라 날에 날마다 ‘대량생산’되는 주입식 교육 환경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북한주민들... 필자역시 북한주민이었던 관계로 저들의 도덕성과 정면으로 대치되는 새로운 정보들에 설마(?)를 연발하기도 했다. 6.25의 진실과 DMZ의 “땅굴”, 그리고 날에 날마다 발굴되는 김정일의 여자들을 믿어주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음을 고백한다.

    그러했던 필자를 이름까지 거론해 가면서 없는 사실의 배후로 만들어버린 북한의 위정자들, 목적 실현을 위해서는 북한인민 전체를 기만하고 우롱하는 것을 식은 죽 먹기보다 더 손쉽게 자행해 버리는 독재자와 저 독재의 하수인들... 설마 설마 하면서 은연중에 노동당 선전선동의 진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나에게 이번 사건은 북한독재정권의 추악하고 끔찍한 본성을 들여다보는 확실한 계기가 되고 말았다.

  • ▲ 자유북한방송 대표, 탈북자 김성민.
    ▲ 자유북한방송 대표, 탈북자 김성민.

    KAL기 폭파사건과 아웅산 테러사건, 천안함 폭침 등 북한에 의한 특대형 테러사건들을 보면서도 그보다 더 끔찍한 “남조선 조작설”과 “미국의 배후조종 설”등 흑백을 전도해온 북한독재체제의 추악한 근성을 꿰뚫어 보려 하지 않았던 나. 하지만 이제 있지도 않은 동상파괴사건의 한복판에서 저들의 기막힌 거짓을 보고 있노라니 과거와 현재를 포함한 북한 당국의 그 모든 추악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있지도 않은 “김일성동상폭파사건”앞에서 대결의 의지 불태우고 있는 저 북한주민들의 광분을 보라. 김일성의 아바타로 등장한 김정은이 탈북자들을 주연으로 등장시키고 순진한 북한주민들을 군중 역으로 끌어들여 벌인 이번 사기극은 저들이 교화시킨 인민을 볼모로 남한과 미국, 국제사회의 고립과 배격에서 벗어나보려는 필사의 몸부림 외 다른 아무것도 아니다.

    <자유북한방송 대표, 탈북자 김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