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무인기, 아군 오인 사격·北 도발 빌미RCS 0.01㎡급 식별 난항·사각지대 상존감시자산 '남향 전환' 시 대북 경계력 약화정보 기반 '발진 원점' 차단이 실효적 대안軍·국정원·경찰 등 유관기관 공조체계 필요
  • ▲ 북한이 남측 무인기의 '영공' 침범 및 '주권' 침해 증거라며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한 기체 잔해 사진. 민간단체의 자의적인 대북 발진은 이처럼 북측에 국지 도발의 명분을 제공하고, 우리 군의 대응 작전에 법리적·전략적 부담을 지우는 핵심 요인이 된다. ⓒ조선중앙TV 캡처/뉴시스
    ▲ 북한이 남측 무인기의 '영공' 침범 및 '주권' 침해 증거라며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한 기체 잔해 사진. 민간단체의 자의적인 대북 발진은 이처럼 북측에 국지 도발의 명분을 제공하고, 우리 군의 대응 작전에 법리적·전략적 부담을 지우는 핵심 요인이 된다. ⓒ조선중앙TV 캡처/뉴시스
    민간단체의 자의적인 대북 무인기 침투 활동이 우리 군의 방공 작전에 심각한 혼선을 초래하고 북한에 도발의 빌미를 제공해 국가 안보 전선에 균열을 낼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4일 한국에서 발사된 무인기가 북한 '영공'을 침범해 평산 우라늄 광산, 황해북도 침전지, 개성공단, 국경 초소 등 민감지역을 정찰했다고 주장하며 거듭 대남 위협을 가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불법적 목적으로 무인기를 북침시킨다든지 또는 민간인이 북한 지역에 무인기를 침투시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향해 "과학기술과 국방 역량이 발전했지만 무인기가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체크하지 못했다"며 "뭔가 (감시망에) 구멍이 났다는 뜻이다. 필요하면 시설이나 장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물론 우리 군 차원의 대북 무인기 작전은 2014년부터 2022년 말까지 북한이 선제적으로 지속해 온 무인기 도발에 대한 안보적 자구책이었다. 2014년 3월과 4월 파주, 백령도, 삼척에서 잇따라 북한 무인기가 발견됐다. 특히 파주 무인기는 청와대 상공을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2017년 6월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를 촬영했고, 2022년 12월에는 서울 등 수도권 영공을 5시간가량 침범했으며 심지어 용산 대통령실 인근 비행금지구역(P-73) 북단 안쪽까지 진입했다.
  • ▲ 북한이 '한국은 무인기에 의한 주권 침해 도발을 또다시 감행한 데 대하여 대가를 각오해야 한다'라는 제목의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2026년 1월 10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뉴시스
    ▲ 북한이 '한국은 무인기에 의한 주권 침해 도발을 또다시 감행한 데 대하여 대가를 각오해야 한다'라는 제목의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2026년 1월 10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뉴시스
    ◆'아군 오인 사격' 리스크와 대북 경계력 약화 초래

    반면 민간단체의 무승인 대북 무인기 침투는 실정법 위반이다. 휴전선 인근 비행금지구역(P-518) 무단 침범은 항공안전법 제127조(초경량비행장치 비행 승인) 및 제129조(초경량비행장치 조종자 등의 준수사항) 위반으로, 제161조(초경량비행장치 불법 사용 등의 죄)에 따라 벌금은 물론 군사기지법과 연계돼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또 남북교류협력법 제13조(물품 반출입 승인) 위반 우려도 있다.

    이러한 자의적인 대북 발진은 "비무장지대 내에서 또는 비무장지대(DMZ)로부터 비무장지대에 향하여 어떠한 적대행위도 감행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정전협정 제1조 제6항을 위반하는 행위이며 DMZ 공역에 대한 유엔군사령관의 비행 통제 및 민사행정 권한을 무력화하는 처사다. 비록 발신 주체가 DMZ 밖에 있더라도, 통제되지 않은 비행체의 월경은 정전 관리 체계에 혼선을 초래해 우리 정부에 불필요한 외교적·법적 부담을 지울 수 있다.

    나아가 민간 무인기가 접적(接敵)지역 공역에서 사전 승인 없이 비행하면 우리 군의 대(對)드론 체계는 이를 적대적 위협으로 오인하고 우리 방공 자산으로 민간 자산을 타격할 수 있다. 설령 물리적 충돌이 없더라도 정밀 감시 자산이 민간 무인기를 추적하는 데 낭비되는 시간과 화력은 곧 대북 경계력의 약화라는 기회비용으로 직결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북한이 이를 '도발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이다. 민간 무인기가 북측 상공을 침범하면 북한은 이를 남측의 의도적 도발로 규정하며 국지 도발이나 보복 공격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한 전직 안보 관료는 "군사 작전과 무관한 민간의 어설픈 비행이 예기치 못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전방 장병과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우려했다.
  • ▲ 2023년 1월 26일 주일석 당시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보고를 하며 국지방공레이더 전시화면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 2023년 1월 26일 주일석 당시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안보고를 하며 국지방공레이더 전시화면을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참새와 소형 무인기 구별 어려운 현실 … RCS 0.01㎡ 식별의 기술적 한계

    현재 군은 국지방공레이더(TPS-880K)와 공군 방공관제레이더(FPS-303 등)를 축으로 다층 방공망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황병산이나 감악산 등 전방 주요 고지에 배치된 방공관제레이더는 고고도 항공기와 미사일 탐지에 특화돼 있어 저고도 침투 무인기를 식별하는 데는 물리적 제약이 따른다.

    국지방공레이더는 3차원 능동위상배열(AESA) 방식을 채택해 360도 전방위 탐지가 가능하지만 문제는 소형 무인기의 레이더 반사 면적(RCS)이 0.01~0.03㎡로 소형 조류 수준이라는 점이다.

    특히 RCS는 기체의 형상이나 재질, 관측 각도에 따라 편차가 크기 때문에 레이더상에서 민간의 소형 무인기와 조류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매우 까다롭다.

    레이더 신호 처리 과정에서 오경보율 감소 기법(CFAR)을 사용함에도 소형 무인기는 조류와 RCS가 유사해 변별하기 어렵다. 시스템 과부하를 막기 위해 50~150m 이하 고도의 미세한 신호를 의도적으로 삭제하는 클러터(Clutter) 억제 방식은 저고도 무인기의 은밀한 침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탐지 문턱값을 낮춰 민감도를 높이면 지형 클러터나 새, 풍선 등이 모두 표적으로 검출되는 오경보가 폭증해 시스템 부하와 운용자의 판단 과부하를 초래하게 된다.
  • ▲ 레이더 화면상에 포착된 미확인 비행체 탐지 화면 예시. 소형 무인기는 레이더 반사 면적(RCS)이 조류와 유사한 0.01㎡ 수준에 불과하고  적외선 신호가 낮아, 레이더 화면상에서 항적(점)만으로 기종을 명확히 식별하기 어렵다. ⓒVecteezy
    ▲ 레이더 화면상에 포착된 미확인 비행체 탐지 화면 예시. 소형 무인기는 레이더 반사 면적(RCS)이 조류와 유사한 0.01㎡ 수준에 불과하고 적외선 신호가 낮아, 레이더 화면상에서 항적(점)만으로 기종을 명확히 식별하기 어렵다. ⓒVecteezy
    ◆탐지-식별 복합감시체계의 한계와 구조적 사각지대

    레이더는 표적을 항적(점)으로만 표시하므로 새와 소형 무인기를 정밀하게 식별하려면 TOD와 같은 영상 장비와의 연동이 필수다. 이에 군은 레이더가 포착한 좌표를 TOD로 인계해 육안으로 형상을 확인하는 2단계 복합감시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가솔린이나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대형 무인기와 달리 중량 제한으로 엔진 대신 배터리를 탑재한 소형 무인기는 소음이 적고 적외선 신호가 낮아 군의 탐지 및 식별이 훨씬 까다롭다.

    또 레이더 좌표를 TOD로 전송해 자동으로 지향하게 함으로써 탐지와 식별을 연동하고 있으나 GOP 과학화 경계시스템의 카메라는 화각(FOV) 내에서만 표적 포착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원거리 감시를 위해 화각을 20도로 좁히면 160도의 사각지대가 필연적으로 발생한다.

    이에 대해 전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화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카메라를 중첩적으로 설치하더라도 지형지물과 기상 조건에 따른 공백을 완전히 메우는 것은 천문학적 예산과 인지 부하를 초래하는 '포퓰리즘적 요구'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 ▲ 국내 기술로 개발돼 군단급 부대에 실전 배치돼 있는 국지방공레이더(TPS-880K). 저고도 침투 무인기 탐지를 목적으로 운용되나, 소형 드론의 미세한 레이더 반사 면적(RCS) 신호를 조류 등 클러터(Clutter)와 명확히 구분하는 데는 기술적 임계점이 존재한다. ⓒ방위사업청 제공/뉴시스
    ▲ 국내 기술로 개발돼 군단급 부대에 실전 배치돼 있는 국지방공레이더(TPS-880K). 저고도 침투 무인기 탐지를 목적으로 운용되나, 소형 드론의 미세한 레이더 반사 면적(RCS) 신호를 조류 등 클러터(Clutter)와 명확히 구분하는 데는 기술적 임계점이 존재한다. ⓒ방위사업청 제공/뉴시스
    ◆방공 자산 '남향(南向) 전환'의 역설 … 대북 경계망의 전략적 기회비용

    특히 대북 감시 자산인 TOD의 시야를 남쪽으로 전환하면 발생하는 전략적 기회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결국 무인기 탐지의 기술적 임계점을 인정하지 않은 채 전방위 감시만을 독촉하는 것은 국가 안보를 놓고 제로섬(Zero-sum) 게임을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군 소식통은 "현장에서는 '이제 북쪽이 아닌 남쪽을 감시해야 하느냐'는 실무적 고충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히 카메라 방향을 돌리는 문제가 아니라 대북 경계력을 스스로 약화시킬 수 있다"며 "정밀 무기체계 전력화에 평균 10년이 소요되는 현실을 외면한 채 즉각적인 전방위 감시를 요구하는 정치권의 수사는 현장의 안보 현실을 도외시한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정보 기반 '발진 원점 차단'이 실효적 대안 … 軍·국정원·경찰 공조체계 시급

    전문가들은 전방위적인 물리적 감시의 기술적 임계점을 해소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물리적 장비 증설이라는 물량 공세보다는 정보(Intelligence)에 기반한 '핀포인트 대응'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무인기 작전에 정통한 한 안보 전문가는 "무인기 발진 가능성이 있는 단체나 개인에 대한 정보를 유관 기관이 사전에 공유하고 예상 발진 지점에 대한 순찰 및 감시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유관 단체의 첩보를 입수해 발진 전 단계에서 위협을 제거하는 '발진 원점 차단' 전략이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라고 제언했다.

    현행법상 군은 민간인에 대한 통제권이 없지만, 경찰은 우리 영토에서 무인기를 띄우려고 준비하거나 실제로 띄우는 행위(발진·운용)를 단속할 수 있다. 따라서 국가정보원(국정원)의 정보수집 능력과 경찰의 사법 집행력을 결합한 다기관 공조 체계 구축이 필수다. 다만 이러한 국내 안보 위협을 사전에 포착하기 위해서는 국내정보담당관(IO) 제도 폐지와 반복적인 인적 청산으로 형해화한 국정원의 국내 정보 기능 정상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