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장관부터 다선 의원까지 교육감 출사표경기교육감 예비후보, 의원 당선 횟수만 10회후보 등록 1년 전 탈당 후보 자격 요건 도마 위"세탁 탈당 후 출마 방지 위해 장벽 높여야"
  • ▲ 왼쪽부터 강민정 전 의원, 안민석 전 의원, 유은혜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이명수 전 의원, 임해규 전 의원. ⓒ뉴데일리DB
    ▲ 왼쪽부터 강민정 전 의원, 안민석 전 의원, 유은혜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이명수 전 의원, 임해규 전 의원. ⓒ뉴데일리DB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이 '교문'을 넘보고 있다. 헌법에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명시된 만큼 교육감 후보는 정당에 소속될 수 없고 정당을 내세워서도 안 되지만 전직 국회의원부터 장관까지 잇달아 도전장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예비후보 등록 현황에 따르면 서울시에서만 전직 국회의원 출신 2명이 교육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비례대표로 당선된 강민정 전 의원과 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임해규 전 의원이다.

    경기도교육감에는 중량감 있는 정치인들이 대거 출격했다. 후보들의 국회의원 당선 횟수만 10회에 달할 정도다.

    5선 국회의원 출신 안민석 전 의원이 경기도교육감 후보로 도전장을 내밀었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출신이자 재선 의원을 지낸 유은혜 전 부총리도 출마를 선언했다.

    현역 임태희 경기도교육감도 재선 도전을 고심 중인데 임 교육감은 이명박 정부 대통령실장과 3선 의원을 지냈다.

    이 외에도 4선 의원을 지낸 국민의힘 출신 이명수 전 의원은 충남교육감 출마를 예고했다. 재선 의원을 지낸 조일현 전 의원은 강원에서 교육감 출마 채비를 마쳤다.

    정치인 출신 후보들은 국회와 정부에서 일한 경험이 중앙정부 등과 소통하는 데 유리하다는 점을 내세운다. 문제는 교육 현장을 정치의 장으로 변질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교육감 선거는 다양하고 실질적인 교육 정책으로 미래를 논하기보다는 정치권처럼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특정 정당 색채가 짙은 인물들이 대거 출사표를 던지면서 정치권과의 연결고리가 생겨 '정치적 중립' 의무가 무용지물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 전 부총리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연 토론회에는 범여권 인사들이 공동 주최했다. 고민정·백승아·염태영·이기헌 민주당 의원과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 등이 공동 주최로 이름을 올렸다. 국회 교육위원장인 김영호 민주당 의원도 토론회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교육감 후보의 세 과시에 현역 의원들이 동원된 것이다. 

    현행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24조는 후보자 등록 신청 개시일부터 1년 전까지만 정당의 당원만 아니면 출마를 허용한다. 사실상 '선거용 탈당'만 하면 정치인들의 교육 행정의 수장 자리를 노릴 수 있는 구조다.

    교육감 직선제는 2006년 처음 도입됐다. 교육의 자치 및 전문성 강화 요구 목소리가 거세진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당시 '후보자 등록 시작일 이전 2년간 무당적'이었던 후보 자격은 오히려 1년으로 완화되며 정치권의 진입 장벽만 낮춰준 꼴이 됐다. 

    이에 교육계에서는 교육 현장이 이념 전쟁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우려하며 출마 자격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톨릭대 교직과 교수이자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성기선 예비후보는 정당 가입 불허 기간을 1년에서 5년으로 늘리고 교육 경력 요건도 3년에서 10년 이상으로 대폭 상향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성 예비후보는 "현행 교육감 선거에 대한 낮은 진입 장벽 때문에 교육 경력을 3년만 갖추면 누구나 교육감이 될 수 있는 것이 문제"라며 "이로 인해 정치인 출신 인사들은 눈에 보이는 수치에만 집착하면서 정작 교육적 개선이 절실한 학교 현장의 목소리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문성이 부족한 후보의 유입을 막고 교육청 행정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년의 현장·행정 경력이 필수"라며 "또 정치권 인사의 '세탁 탈당' 후 출마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당 가입 불허 기간을 현행보다 연장된 5년으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