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총리 화성 농촌 지역 방문 직접 물대기 나서가뭄 놓고 정치 공세에 ‘섭섭’…돈보다는 인력 급해
  • “일에 방해됩니다.”

    김황식 국무총리가 약간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카메라 기자들에게 손을 휘휘 저었다. 26일 농촌 지역 물대기 작업에 나선 김 총리에게 ‘최악’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번 가뭄은 보통일이 아니다.

    용수를 확보하고 수로를 점검해 어떻게든 물을 대야 하는 일이 시급하다. 마냥 하늘만 바라볼 수 없다.

    “결코 비만 오기를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다.”

    김 총리는 이날 경기도 화성시 한 농촌마을을 방문한 자리에서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 주 충남 홍성군에 이은 두 번째 가뭄 현장 방문이다.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힘을 합쳐서 극복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정부로서도 가능한 모든 일에 대해 총동원해 지원하겠다.”

    “가뭄으로 고통 받고 있는 농민들에게 위로 말씀을 전한다. 한층 더 비상한 각오로 가뭄 극복을 위한 총력전을 펼치겠다.”

  • ▲ 김황식 국무총리가 26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시동 가뭄 현장을 방문, 논에 물대기 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김황식 국무총리가 26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시동 가뭄 현장을 방문, 논에 물대기 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일손 하나가 급한데 야당은 정치 공세만

    물대기에 정신없는 정부는 가뭄에 애타는 농민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 한켠에 이번 가뭄을 가지고 4대강 사업까지 끌어내 공세를 펴는 야당 의원들에 대한 섭섭함을 가진다.

    일손 하나가 급한데 이를 정치적 이슈로 만들려고 하는 움직임이 안타깝다는 생각이다.

    강기정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은 2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가뭄에 대한 정부의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이명박)정부는 4대강이 가뭄대책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거짓홍보를 했다. 4대강 주변의 농경지나 경지는 4대강 공사 전이나 끝난 지금이나 물 부족이나 가뭄 문제가 큰 논란이 되지 않았다.

    4대강이 가뭄에 도움이 되려고 했으면, 가뭄 관련 수로나 양수장 등을 더 보강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렇지 못했다.”

    강 의원을 비롯한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전날인 25일 김 총리를 직접 찾아가 ‘예비비 집행’을 독촉했다. “하늘만 보고 있지 말고 돈을 쓰라고 했다”는 원색적인 말로 김 총리를 힐난하기도 했다.

  • ▲ 김황식 국무총리가 26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시동 가뭄 현장을 방문, 논에 물대기 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김황식 국무총리가 26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시동 가뭄 현장을 방문, 논에 물대기 작업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하지만 정부는 무작정 돈만 쏟아 부어서는 사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다.

    국무총리실에 따르면 지난 달 이후 전국 평균 강수량은 79mm. 평년 대비 36% 수준에 불과하다. 예년에 비해 비가 1/3 밖에 안왔다는 말이다.

    하지만 마냥 물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전국의 저수지 평균저수율은 44%, 평년대비 76%, 다목적댐 저수율은 36.2%로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문제는 이 물을 논에 가져다 대는 작업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때문에 충청남도와 경기도, 호남 지방 등의 가뭄면적은 9,700ha 달한다.

    정부 당국자의 말이다.

    “가뭄도 가뭄이지만, 아직까지는 저수지의 물을 옮기는 것으로도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돈이 아니라 인력이다. 예비비와 관련해서는 이미 농림수산식품부에서가 가뭄지역 긴급지원금 195억원을 마련하는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지금까지 국비 221억원, 지자체 자체예산 246억원의 예산을 확보한 상태다.”

    “돈 쓰라고 주장하기 전에 (국회의원들이)한번이라도 직접 농촌에 가서 상황을 보고 얘기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