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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불량품 포 몸통 사기극’이 드러나며 불신을 샀던 오리콘 대공포가 국산화 덕분에 새로 태어났다.
국방기술품질원(원장 최창곤, 이하 기품원)은 25일 청와대 등 서울 상공을 방어하는 ‘오리콘 35mm 대공포’의 포 몸통 국산화 작업이 최근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오리콘 대공포는 청와대 등 수도권 주요 시설을 지키는 대공포다. 1950년대부터 생산되기 시작해 우리나라에는 1970년대 도입됐다. 정확도와 신뢰성이 높아 세계 각국에서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우리 군은 36문을 수도방위사령부 예하부대에 배치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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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오리콘 대공포는 2011년 3월 충남의 한 사격장에서 사격훈련 중 포 몸통이 두 동강 나는 사건이 생기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조사 결과 문제의 포 몸통은 열처리도 하지 않은 상태로 녹이 슬고 균열까지 생긴 상태였다고 한다. 군 수사기관이 나서 파악한 결과 한 군수업체가 1998년부터 5년 동안 국방부를 상대로 ‘사기’를 친 것이 드러났다.
참고로 오리콘 대공포의 포 몸통은 주기적으로 교환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국산화가 어려워 수입해 왔다.
당시 ‘사기’를 친 업체도 이 점을 노려 오리콘 대공포의 제조사인 스위스 콘트라베스로부터 포 몸통 80여 개, 시가 50억 원 어치를 수입해 납품하겠다고 국방부로부터 사업 허가를 받은 뒤 실제로는 대충 만든 부품을 해외로 보냈다가 다시 수입해 군에 납품했다고 한다.
이후 기품원은 2011년 5월부터 방위사업청과 오리콘 포 몸통 국산화 생산계약을 맺은 삼호정밀(대표 김일천)과 함께 국산화에 돌입, 이번에 완성하게 된 것이다.
삼호정밀 측은 오리콘 대공포의 포 몸통 교체를 위해 1차분으로 30여 개를 만들었고, 올해 말까지 40여 개를 추가납품할 예정이라고 한다. 기품원과 방사청 등에서는 이 국산화를 통해 280만 달러(우리 돈 약 32억 원) 상당의 수입대체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기품원 측은 “앞으로는 오리콘 대공포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도입 당시 오리콘 포 몸통의 내구성에 대한 정보는 70년대 도입 당시의 스펙이 없어 확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번 국산화하 포 몸통은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주조 방식을 단조 방식으로 바꿨고, 내부와 표면도 열처리 가공을 통해 부식되지 않도록 했다. 국산화 이후 내구성 테스트에서도 1,000발 이상의 포탄을 쏘며 실험했다.”
기품원은 향후 오리콘 대공포에 국산화한 포 몸통을 주기적으로 교환해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우리 군 전력의 공백 없이 서울 하늘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