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尹 내란사건 선고 직후 '사면법개정' 추진"내란·외환죄 한해 사면·감형·복권 제한" 개정황도수 교수 "대통령 사면권·피고인 평등권 침해""헌법상 과잉금지원칙 위배돼 삼권분립 반해"
  • ▲ 황도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뉴데일리 DB
    ▲ 황도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뉴데일리 DB
    "특정인 혹은 특정 범죄에 대해서만 사면을 금지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사면권이 입법부에 의해 과도하게 침해돼 삼권분립의 원칙에도 반하고 피고인의 평등권 역시 침해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직후 더불어민주당이 이른바 '사면 금지법' 추진에 나섰다.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사면법 개정안을 야당 의원들이 반발하며 퇴장한 가운데 범여권 주도로 일방 처리했다. 

    황도수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사면법 개정에 대해 "특정 범죄이기만 하면 무조건 사면 가능성을 없애는 게 법률상 가능한지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 與, 尹 무기징역 선고 다음날 '내란죄 사면 금지' 법안 추진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전날 오후 3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 기일을 열고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재판부를 겨냥해 "철딱서니 없는 판결을 한 것"이라며 '사법 개편' 드라이브를 걸었다. 

    윤 전 대통령 사면을 차단하는 사면법 개정 추진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회의에서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이 교도소 담장을 걸어 나올 수 없도록 사면법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하겠다"며 내란과 외환의 죄를 범한 자에 대해서는 사면·감형·복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사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같은날 법사위는 법안 심사 소위원회에 이 개정안을 상정해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이르면 오는 23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의결한다는 방침이다.

  •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다만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민주당의 사면법 개정안 대해 "헌법으로 인정된 대통령 권한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특별사면에 앞서 국회 동의를 거치도록 하는 것에는 "일반사면의 경우에만 국회 동의를 요건으로 한 헌법 취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별사면 명단을 국회에 미리 보고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는 "정치적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사면법개정, 평등권 침해 우려 … 과잉금지원칙 위배 가능성"

    황 교수도 여당이 추진하는 사면법 개정안에 대해 헌법상 대통령의 사면권을 짚으며 위헌성 소지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헌법에는 대통령이 사면을 명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법률이 그 요건을 정할 수는 있지만, 특정 범죄에 대해 사면 가능성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이 허용되는지는 별도의 헌법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이어 "내란·외환이라는 특정 범죄를 기준으로 사면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사면권 행사 자체를 형해화할 우려가 있다"며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위헌 논거로 대통령 사면권 침해 외에도 ▲피고인의 평등권 침해 ▲과잉금지원칙 위반 ▲권력분립 원칙 위배 가능성을 들었다.

    그는 "다른 범죄자는 사면 대상이 될 수 있는데, 특정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만으로 일률적으로 사면권을 배제한다면 헌법상 평등원칙에 위배된다는 문제도 제기될 수 있다"고 했다.

    또 "사면은 범죄의 성격뿐 아니라 범행 이후의 정황 변화, 정치적 상황 변화, 형 집행 이후 태도 변화 등 다양한 사정을 고려해 판단하는 제도"라며 "특정 범죄에 한해 '어떠한 경우에도 불가능'하다고 일괄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기본권 제한이 필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는 헌법 원리인 '과잉금지원칙' 위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 "권력분립 관점에서도 문제 … 입법부가 행정부 권한 과도 제한"

    황 교수는 권력분립 원칙 차원의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사면권은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이기 때문에 권한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수준으로 제한하면 권력분립 원칙 위반 문제가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입법부가 행정부의 헌법상 권한을 과도하게 봉쇄하면 헌법 질서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며 "사면권을 형식적으로 남겨두고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은 헌법 취지에 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사면법 개정은 정치적 판단의 영역이지만, 헌법이 보장한 권한의 본질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사면 제도의 본질은 형벌 감경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며 "사법부는 형을 선고할 때도 양형조건을 고려해 피고인의 현 상황, 범행 후 정황, 사회적 변화 등을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내란이나 외환과 같은 범죄도 정치적 맥락과 상황 변화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여지가 있는데, 이를 전면 배제하는 것이 헌법 취지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아우러 황 교수는 이번 법안 추진 배경에 대해서 "현 다수당이 특정인을 염두에 둔 듯한 입법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향후 정치적 입법에 불과하다는 비판과 함께 위헌 논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