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들이 검사들에게 약점 잡혀 청구 영장 무리하게 발부” 발언했다가···
  • 어제는 “향응 판사들!” 하루 만에 “미안합니다~”

    지난해 말 국회에서 최루탄을 터뜨렸던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이 15일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했다.

    자신이 속한 구당권파의 실세 이석기 의원에 대한 광주지검 순천지청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순천이 자신의 지역구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 이석기 의원을 돕겠다며 역공세에 나선 것이다.

  • ▲ 지난해 말 국회에서 최루탄을 터뜨렸던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 ⓒ뉴데일리
    ▲ 지난해 말 국회에서 최루탄을 터뜨렸던 통합진보당 김선동 의원 ⓒ뉴데일리

    이날 김선동 의원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순천지원 영장 발부율이 유독 높다는데 판사들이 향응을 받다 걸려서 그런 것 아니냐.”

    광주지법 순천지원 판사들이 순천지청 검찰에게 약점을 잡혀 청구 영장을 무리하게 발부해줬다는 발언이다.

    두루뭉술이었다. 김선동 의원은 주장의 근거에 대해 “나도 언론에서 제보 받은 것이니 취재해보라”고 했다. 

    그러자 순천지원이 발끈했다.

    “근거 없이 판사들을 비방해 명예를 훼손하고 재판의 신뢰를 저해하는 심각한 행위”

                                                  - 순천지원의 공식 반박 - 

    순천지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순천지원의 영장 발부율은 72.4%로 전국 평균(79.3%)보다 낮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선동 의원은 16일 “광주지법 순천지원 판사들에게 사과드린다”며 불과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김 의원은 이날 ‘순천지원의 영장 발부에 관한 발언에 대한 정정’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전날 국회에서 CN커뮤니케이션즈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처분에 대한 준항고 관련 기자회견을 연 뒤 기자들과 이야기 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발언했다.”

    “최근 순천지원의 영장 발부율이 가장 높은데 ‘그것은 아마도 판사들이 향응을 제공 받은 것과 관련 있다’는 기자의 구체적인 제보가 있어서 그 내용을 언급한 것이었지만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

    “2011년 영장 발부율은 낮으나 2012년에는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드러나 사실관계가 잘못된 것으로 이를 바로 잡는다.”

    “이로 인해 순천지원 판사들의 명예를 훼손시킨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

  • ▲ 통합진보당 부정경선-폭력사태 근원지인 구당권파 이석기 의원 ⓒ연합뉴스
    ▲ 통합진보당 부정경선-폭력사태 근원지인 구당권파 이석기 의원 ⓒ연합뉴스

    이에 대해 순천지원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언론에 공표해 판사들의 명예를 훼손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재판 업무를 수행하는 판사들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은 재판의 신뢰를 저해하는 심각한 행위로서 김선동 의원은 향후 재발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촉구한다.”

    앞서 김선동 의원은 지난달 비례대표 부정선거 사례로 제시된 ‘뭉텅이 투표용지’에 대해 “풀이 다시 살아나서 붙는 경우가 있다”고 발언해 ‘기적의 풀’ 논란을 일으켰다.

    김선동 의원의 이러한 ‘무리수’ 발언에 대해 한 누리꾼은 “이보다 더 개그일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