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정청래, 운동권 성골과 6두품 평가5선·인천시장·당대표 지낸 宋, 체급 우위"친명 좌장으로 복귀 시 鄭 운신 폭 좁아져"지선서 계양을 공천 두고 샅바싸움 가능성
  • ▲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뉴시스
    ▲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뉴시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에게 걸린 송사를 마무리하고 민주당 복귀를 코앞에 뒀으나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탐탁지 않은 모습이다. 운동권 출신인 두 사람은 과거부터 정치적 결을 달리하며 성장해 왔는데, 5선인 송 전 대표가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생환하면 정 대표의 입지가 더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방선거에서 인천 계양을 출마를 노리는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4일 국회를 찾아 정 대표를 1시간가량 면담했다. 

    그는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르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계양을에 출마할 뜻을 전했다"면서 "정 대표가 격려의 말씀을 주셨다"고 밝혔다. 

    인천 계양을은 이재명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이자 송 전 대표가 5선을 지낸 민주당의 텃밭이다. 2022년 이 대통령이 대선에 낙선한 후 열린 지방선거에서 송 전 시장이 서울시장에 출마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인천 계양을에 이 대통령이 출마해 당선됐다. 

    인천을 기반으로 활동한 송 전 시장이 갑작스레 서울시장에 나서면서 자리를 비운 것을 두고 이 대통령을 위한 '양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첫 국회 입성 후 당대표를 두 차례 지냈고 대선에서도 승리했다.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계양구로 안 왔다면 지도부가 안철수 의원 지역구인 성남 분당에 전략 공천해 버렸을 것이다. 그러면 100% 떨어질 가능성이 높았고 바로 구속됐을 것"이라며 "대선 진 것도 억울한데 제대로 뛰지도 않았던 세력이 이 기회에 아예 이재명을 영영 정치에서 퇴출시키려고 검찰 독재 정권의 칼날에 내놓으라는 것은 용납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송 전 대표는 2022년 1월 대선 정국에서 이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받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선거법 재판 등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에 기소되면서 고초를 겪다가 대법원 무죄 판결로 겨우 생환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돕고 그의 지지층과 생각도 비슷한 송 전 대표와 달리 정 대표는 친명(친이재명)이라기보다는 친문(친문재인)에 가깝다. 

    송 전 대표가 문재인 정부 시절 탄압을 주장한 것을 두고 당시 정 대표는 "어떻게 하다 보니까 툭 튀어나온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나온) 발언인데 저는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행정부에서 사법부를 지시하거나 간섭해서 고생을 시킨 게 아니지 않느냐, 발언만 놓고 본다면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했다. 전형적인 '친문계'가 바라보는 관점이다.

    이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박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였던 2018년 한 방송에 출연해 "이재명 지사가 이야기를 하면 항상 분란이 일어난다"며 "이 지사가 그냥 싫다"고 했다. 

    두 사람은 모두 운동권 출신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이마저도 결이 다르다. 송 전 대표는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86 운동권' 정치인의 대표 주자다. 1987년 출범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보다 앞선 학생 운동 세대로 '운동권 맏형'으로 불린다.

    구로공단 위장 취업 등을 했다가 사법시험에 도전해 합격했고 인천에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활동을 하며 '운동권 성골의 길'을 걸었다.
  • ▲ 정청래 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정청래 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반면 송 전 대표보다 나이가 두 살 아래인 정 대표는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사건이 운동권 시절 있었던 대표적 사례다. 그는 건국대 조국통일위원장을 맡았다. 전대협·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간부 출신이 즐비한 민주당에서 돋보이기 힘든 이력이다. 

    송 전 대표가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으로 재판을 받으면서 정치권과 멀어진 사이 정 대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아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하면서 몸집을 불렸다. 지난해 8월 민주당 당대표에 당선되며 이재명 정부 초반 집권당 대표가 됐다. 

    정 대표는 당대표에 당선된 후 송 전 대표에게 한 차례도 연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송 전 대표가 가장 섭섭해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지난해 7월 송 전 대표는 정 대표가 법사위원장 시절 검사 탄핵을 주도하면서도 자신이 요청한 핵심 증인 채택을 거부했다는 점을 공개하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제가 정청래 위원장에게 '송영길 증인 채택할 것을 요청합니다'라고 옥중 서신을 올려서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며 "지금도 정 위원장이 나한테 왜 채택을 안 했는지 이유에 대한 답변이 없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과거 송 전 대표가 민주당 대표를 맡던 시절 정 대표가 말 실수를 하며 곤란해진 기억도 있다. 정 대표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열린 2021년 국정감사에서 문화재인 사찰이 통행세를 걷는 것을 '봉이 김선달'이라고 표현했다가 반발을 샀다. 

    당시 정 대표의 탈당 주장까지 나올 만큼 사태가 심각했다. 정 대표가 직접 '이핵관'(이재명 핵심 관계자)에게 탈당 권유를 받았다고 밝히며 논란이 됐지만 그럼에도 송 대표는 탈당과 선을 그으며 조계사를 직접 찾아가 사과했다.

    앙금이 남은 두 사람은 인천 계양을 공천을 두고도 수싸움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구를 점찍지는 않았지만 송 전 대표는 국회 복귀를 공언한 상태다. 

    이러한 와중에 정 대표가 김 전 대변인을 만나 면담을 진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당에서도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가 친명계인 김 전 대변인을 송 전 대표의 대항마로 내세워 교통 정리를 하고 송 전 대표의 복귀를 무산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송 전 대표 입장에서 정 대표는 체급이 안 맞는다고 생각할 것이고 정 대표는 자신보다 선수도 대표도 먼저하고 인천시장까지 한 운동권 선배가 돌아오면 흐름을 뺏길 것이 걱정되지 않겠느냐"면서 "마침 이 대통령이 아끼는 김남준 전 대변인이 있으니 인천 계양을 공천도 부담이 덜 해졌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두 사람의 신경전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친명계 좌장을 노리는 송 전 대표가 계획대로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친명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직접 당대표에 출마하지 않더라도 김민석 국무총리의 당 복귀 등 다양한 판을 짤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에게 전당대회는 정치 생명과도 연결된다. 연임에 도전했다 낙선하면 당장 제23대 국회의원 선거 공천이 위험하다. 당대표에 출마하지 않으려 해도 당대표 시절 명청대전(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갈등을 뜻하는 비유)으로 이 대통령 지지층에 미움을 산 상황에서 다음을 기약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