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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앞에서도 자유를 위해 몸부림치는 탈북자를 위한 동포들의 촛불은 마지막까지 뜨거웠다.
지난 2월13일부터 서울 종로구 효자동 중국대사관 앞(옥인교회)에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열린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집회가 30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집회를 기획하고 주도한 ‘아름다운 의원’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이날 마지막 77번째 집회를 통해 집회 마감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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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오른쪽)과 수잔 솔티 북한자유연합 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국대사관 건너편에서 열린 마지막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집회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 연합뉴스
박 의원은 이날 “지난 2월 13일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자들의 강제북송을 막기 위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이어져 온 집회가 아쉽지만 77일째가 되는 오늘로 마무리 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2달이 넘는 기간 동안 밤낮없이 이어져온 집회에 인근 주민들이 소음 등 민원을 제기함에 따라 집회장소를 제공했던 옥인교회와 경찰 및 구청이 집회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처음 중국대사관 앞에 주저앉았을 때에는 이렇게 많은 분들의 호응을 받을 줄 몰랐다. 가장 큰 성과는 중국이 서서히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들이 벌인 77일간의 사투는 국내외적으로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켰다.
박 의원은 집회 시작과 함께 11일 동안 단식투쟁으로 생사를 넘나들었으며 지난 3월 김형오 전 국회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국회대표단의 일원으로 스위스 제네바 유엔인권이사회를 방문해 중국 정부의 탈북자 송환 중단과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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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중국대사관 건너편에서 열린 마지막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 집회에서명용지를 든채 서 있다. ⓒ 연합뉴스
덕분에 국내 언론은 물론 BBC, CNN, NHK 등 수많은 해외언론과 외국인이 현장을 다녀갔고, 국내외적으로 서명운동이 벌어져 총 22만명이 탈북자 북송 반대 운동에 동참했다.
3월17일에는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탈북자 강제북송반대 걷기대회’가 열렸고, 같은 달 25일에는 청계광장에서 탈북자 강제북송반대 생명콘서트가 열리기도 했다.
이 움직임은 전 세계로 퍼지며 지난 10일에는 전세계 53개 도시에서 탈북자 강제북송반대 집회가 열렸다.
굳건하던 중국의 외교적 변화를 이끌어낸 것도 박 의원을 비롯한 이들이 손에 든 촛불의 힘이었다.
탈북자 강제북송 문제가 국제사회의 이슈로 부각되자 중국 정부는 북송을 자제했고, 지난 1일에는 중국 내 한국 공관에 머무르고 있는 국군 포로 가족을 한국으로 보냈으며 이후에도 두차례에 걸쳐 탈북자들을 한국으로 보내는 ‘성의’를 보였다.
이번 19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은 박 의원은 앞으로 한 달 뒤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동국대 교수로 돌아간다. 하지만 탈북자 강제북송 저지를 위한 활동은 중단하지 않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는 “비록 우리가 오늘 타의에 의해 공식집회를 마치지만 다른 평화적인 방법으로 탈북자들의 강제북송을 막고 북한 인권을 증진시키기 위한 행동을 전 세계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동안 우리 정부는 '조용한 외교’가 얼마나 많은 탈북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저해했는지 뼈저리게 깨달아야 한다”며 “우리의 일관되고 확실한 의사표시만이 탈북자들을 죽음의 계곡에서 살려낼 수 있고 동시에 세계평화와 한반도 통일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