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유세차량, 홍천 톨게이트 '무단 통과' 논란영문 모른 톨게이트 직원 호루라기 불며 차량 추격
  • "어..어? 그냥 지나가네..이봐요! 거기서요!"

    30일 오전 10시 40분경. 강원도 홍천 톨게이트에서 한바탕 난리가 벌어졌다. 흰색 자가용 한대가 통행료도 내지 않고 톨게이트를 무단 통과하는 일이 발생한 것.

    당황한 직원은 급히 밖으로 뛰쳐나가 호루라기를 불며 도망가는 차량을 뒤쫓았다. 당시 범행 차량 뒤에서 운행 중이던 박모(36·직장인)씨는 대체 어떤 사람이 이처럼 몰지각한 행동을 저질르는지 알고 싶어 차량을 잠시 오른편에 멈춰 세우고 사태 추이를 지켜봤다.

  • "멀쩡하게 잘 달리던 앞 차가 갑자기 톨게이트를 휑하니 지나가더라구요. 황당했죠. 톨게이트 직원은 오죽했겠습니까? 호루라기를 불고 난리도 아니었죠. 저도 괘씸한 생각이 들어 바로 112에 신고를 했어요. 마침 번호판 넘버가 기억이 나 경찰에게 그대로 불러줬죠. 아마 44허 5XXX였을 겁니다. 뉴카니발 백색 차량이었어요."

    그런데 박씨는 경찰로부터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됐다. 해당 차량이 바로 민주통합당 유세 차량이었던 것. 한 선거운동원이 이날 홍천군 모처에서 열리는 유세 현장에 늦어 다급한 마음에 톨게이트를 그냥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었다.

    "제가 차량 번호와 사고가 발생한 위치를 설명하자 경찰이 바로 민주통합당 측 차량이라고 알려주더군요. 이날 시내에서 무슨 집회가 열렸나 봐요. 솔직히 그말을 듣고 더욱 화가 났죠. 일반 시민이라고 해도 봐줄까 말까한데, 선거 유세 차량이 불법을 저질러요? 지금이 어느 때인데…, 너무 황당하고 기막혀서 말이 안나옵니다."

    박씨는 홍천군 도로에선 더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톨게이트를 지나고 보니, 아까 무단 통과한 카니발 차량이 길가에 정차해 있더군요. 그런데 앞에 또 다른 차량 4대가 나란히 서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들 다섯 대가 유세 차량이었나봐요. '허' 넘버가 있는 오피러스 차도 있었고, 어쨌든 차종이 다양했어요. 황당한 건 지금부터예요. 이들 차량이 모두 비상 깜빡이를 키고 편대를 이뤄 도로를 질주한 겁니다. 신호도 마구 위반하면서요. 제가 뒤를 쫓아가면서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한 사실입니다."

    박씨는 "도대체 이들이 무슨 권리로 신호를 위반하고 도로 한 복판을 질주하는지 모르겠다"며 분개했다.

    "아니, 사람이 죽었습니까? 걔네들이 병원 앰뷸런스에요? 긴급차량도 아닌데 비상등을 깜박이며 신호를 위반하고…. 여기 법치국가 맞습니까? 이런 작자들이 '나 뽑아주쇼' 하고 선거 운동을 한다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봅니다. 돈 다 내고, 교통질서 다 지키는 일반 시민들은 바보입니까? 선거 운동한다는 분들이라면 더더욱 지킬 건 다 지키면서 해야되는거 아닌가요?"

    한편 홍천경찰서 관계자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날 오전 톨게이트를 무단 통과한 차량을 목격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면서 "상황을 알아보니 해당 차량은 민주통합당 측 유세 차량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국도로공사 홍천영업소 관계자는 "거론하신 차량은 하이패스 차량도 아닌데 통행료 지불 없이 그냥 지나가신 것 같다"며 "현장 직원에게 물어보니, 당시 함께 가던 차량 운전자분이 '행사 차량'이라고 해명하고 대신 요금 1,900원을 내고 가셨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