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폭력 문제 전문가들은 대체로 6일 발표된 정부의 `학교폭력 근절대책'을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일진이 주도하는 정신적 폭력에 관한 대책 부재 등 여전히 미비점들이 눈에 띈다며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청주 `마을공동체 교육연구소'의 문재현 소장은 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일진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일단 정부 대책을 긍정적으로 본다"면서 "하지만 아직도 일진을 `싸움 짱' 정도로 보는 것 같아 현실과 괴리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일진은 주먹을 휘두르고 돈을 갈취할 뿐 아니라 `왕따'와 같이 보이지 않는 폭력을 저지른다"며 "학생들은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당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물리적 폭력에 대응을 강화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학교 현장에서도 초ㆍ중ㆍ고 연계 생활지도, 학부모 면담, 문제학생 정신치료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진 문제에 정통한 서울 상봉중학교의 정세영 교사는 "일진이 또래의 집단문화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정확히 실태를 파악할 수 있다"면서 "교과부 설문조사도 일진의 개념을 `폭력서클'로 한정하지 말고 `위압감을 주는 학생' 정도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진들은 상급 학교 선배들과 어울리면서 또래 학생들에게 더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며 "일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후배 계보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의 엄기형 교수는 "정부 대책의 `일진 지표'나 `일진 경보' 같은 방안을 보면 과학적 접근을 시도한 흔적이 역력하다"면서 "하지만 인성교육을 전제로 하지 않고 처벌만 강조하면 `문제학생'을 학교 밖으로 내모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