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과 평등'이라는 뜨거운 화두를 제시한 2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 가운데 정확한 사실을 토대로 하지 않은 부분이 있을까.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 오바마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연설이 끝난 직후 연설문 전문을 분석한 뒤 몇가지 사실관계를 따져야할(Fact checking) 대목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심각한 상황에 처한 현재의 경제문제의 원인을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한 부분이나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 '부풀려진 통계'를 제시한 내용 등이 도마에 올랐다.

    우선 오바마 대통령이 "내가 취임하기 6개월전 400만개의 일자리를 잃었다. 그리고 내가 추진한 정책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기 전에 또 다시 400만개의 일자리를 잃었다. 이건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22개월간 3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업계가 창출했다. 지난해의 경우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다"는 등의 언급을 한데 대해 WP는 '전직 정부에만 책임을 돌리는 태도'가 엿보인다고 꼬집었다.

    WP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내용이 일부 사실이기는 해도 잃어버린 `800만개의 일자리'를 강조한 뒤 '새로 창출된 300만개'를 교묘하게 연결했다고 설명한 뒤 오바마 취임직후 1조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 자금이 투입된 일을 거론하며 오바마 행정부도 현재의 심각한 실업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내가 취임한 날, 미국의 자동차 산업은 붕괴 상황이었다. 일각에서는 무너지게 놔두자고도 했다. 100만개의 일자리가 걸려있었다. 그래서 내는 방치하지 않았다.."는 등 자동차 산업 부양을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공적'을 자랑한데 대해 WP는 "그 일은 전직 대통령인 부시 대통령때부터 시작된 일이 아니었느냐"고 따졌다.

    그런가하면 "모든 백만장자 가운데 4분의 1 정도는 수백만의 중산층 가구에 비해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다"고 '부자증세'를 강조한 부분에 대해 WP는 의회자료 등을 근거로 "백만장자들의 평균 세율은 대략 30%에 달한다"며 일부 사례를 일반화시키는 전형적인 수법을 동원했다고 비판했다.

    외교 분야와 관련해 "이란의 핵프로그램 문제에 있어 과거 세계는 분열돼 있었으나 이제 하나로 뭉쳤다"고 한 발언에 대해 WP는 이란 제재를 놓고 여전히 유엔내에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음을 거론하면서 "실제 현실보다는 자신의 희망을 말한 것"이라고 깎아내렸다.

    이와 함께 오바마 통령이 "최근 9년래 처음으로 이라크에는 이제 미군 전투병이 없게됐다. 또 최근 20년간 처음으로 오사마 빈 라덴은 이제 우리의 위협이 되지 않게 됐다...탈레반은 모멘텀을 잃고 있다"고 한데 대해서는 이라크에서 철군하게 된 것은 미국과 이라크간 협상이 타결되지 못한 결과였으며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세력은 정부의 무능과 부패 속에 세력이 약화되기는 커녕 미군을 지속적으로 괴롭히고 있다고 WP는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