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당대회 돈봉투 문제가 또다시 불거지면서 민주통합당이 뒤숭숭한 분위기다.

    연초 한 인터넷 언론사가 전당대회 돈봉투 제공 의혹을 보도한 데 이어 19일에는 KBS가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과정에 금품이 오간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KBS는 지난달 26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치러진 예비경선 때 선거현장 입구 화장실에서 돈거래가 이뤄지는 것을 목격했다는 모 후보측 주장을 보도했다.

    또 예비경선 전인 24∼25일 모 후보 측이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들에게 150만∼300만원을 제공했다는 진술도 담았다. 민주당은 보도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서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한 핵심 당직자는 "당시 선거현장에는 수많은 사람이 오가고 있었는데 공개된 장소에서 돈을 돌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당시 투표권자는 중앙위원인데 대의원에게 돈을 돌렸다는 것도 납득이 안된다"고 말했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돈봉투 얘기는 전당대회 때마다 이런저런 소문 형태로 나왔던 것 아니냐"면서 "그러나 당시 예비경선과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들은 얘기는 없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는 입장이지만 현재 상황에서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운운하기에는 이르다는 태도를 보였다.

    인터넷 언론사의 돈봉투 살포 보도 이후 진상조사단까지 꾸려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지만 정작 드러난 것이 없자 부실조사라는 역풍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해당 보도를 한 KBS를 상대로 사실관계 확인을 거친 뒤 구체적인 내용이 파악되면 진상을 조사하는 것이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익명보도를 근거로 자체 조사에 들어갈 경우 과거 사례의 반복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임종석 사무총장은 "해당 언론사에 문의해 사실관계를 알아보겠다"면서 "만에 하나 사실관계가 있다면 엄정하고 분명하게 대처한다는 원칙은 확고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