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는 박원순이 망칠 것 
      
    안철수는 머지않아 박원순의 손을 들어준 게 얼마나 잘못한 일인가를 깨닫게 될 것이다
    juno1010(조갑제닷컴 회원)    
      
    박원순 시장이 공약했던 시립대 반값 등록금에 대한 예산을 편성해서 시의회에 제출했으나, 자신의 지지세력인 민주당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12년도 서울시 예산안 및 기금 운용계획안 검토보고서’에서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당한 것은 결국 박원순의 市政(시정)행위가 옳지 못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증거다.
    박원순이 꿈꾸던 복지서울의 꿈을 접어야 될 기로에 선 것이다. 박원순을 시장에 뽑아놓고, 서울시민들이 그동안 많은 걱정을 했다. 과연 어떻게 되어갈까? 서울시의회는 박원순의 정책을 지지하고 승인할까? 다행히 시의회가 천방지축인 박원순 시장을 견제하고 나섰으니 서울시민으로서 조금은 마음이 놓인다.

    그렇지 않아도 무상급식 등 박원순표 복지정책들을 걱정했던 서울시민들의 진심을 알아야 할 텐데, 그리도 막무가내로 자신의 길을 간다면 결국 그는 서울시장직을 성실히 수행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없게 될 텐데…. 자신의 잣대가 고장 난 잣대인 줄 모르고 그것만 믿고 세상을 재면 큰 벽에 부딪혀 곤경을 당한다.

    이제라도 박원순은 시민단체 활동하던 버릇에서 벗어나서 정상적인 행정가로 돌아서야 할 것이다.
    행정에 부족함이 있다면 경험자들에게 배워서 하라! 제대로 배워서 잘 하란 말이다. 서울시민들 더 어렵게 만드는 짓은 그만하고, 시의회 말을 들으란 말이다.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정을 잘 해나가면 안철수의 면도 서고, 안철수의 지지도도 더욱 올라갈 테지만 박원순이 잘못하면 안철수까지 도매금으로 넘어갈 것이다. 안철수는 박원순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공생이 아니면, 공멸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박원순은 틀렸다.
    시민단체 시절 그의 몸에 밴 돈에 대한 관념이, 꼼꼼하게 검토하고 써야하는 시정과 괴리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걸 배우고 익히는데도 몇 년은 걸릴 것이다. 상대방의 처지를 생각지 않고서 무차별로 걷어 사용하던 습성이 그리 쉽게 고쳐질 수 있겠는가? 오죽하면 자신과 같은 편인 시의회에서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하게 되었을까? 아마 박원순은 겉으로는 웃는 낮이며, 속으로만 이를 갈고 있을 것이라 본다.

    결국 박원순은 서울시장직을 잘 수행할 수는 없을 것이고, 삐끗하여 실패한 서울시장으로 남게 되면 안철수의 대권 꿈도 정치적 영향력도 무너져 내릴 것이다. 결국 박원순은 안철수를 망치게 만들 것이다. 안철수가 등장해서 그동안 우리 정치판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일으킨 것은 어찌 보면 우리의 미래 정치를 위해, 퍽이나 다행스런 일이라 볼 수도 있다. 구태의연하고 매너리즘에 빠진 정치판에 새로운 긴장감을 심었다는 건, 미래를 위해서 아주 고무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달 안철수와 박원순의 밀회에서 무슨 밀담을 나눴나? 안철수의 신당을 만들지도 않겠다, 총선에도 출마하지 않겠다, 이런 결정이 박원순의 입김에서 나온 것인가? 정말로 박원순이 말한 대로 일심동체인가 보다. 안철수는 머지않아 박원순의 손을 들어준 게 얼마나 잘못한 일인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조갑제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