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갈이가 능사는 아니다···부자들이 세금 좀 더 내야”
  •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22일 “요즘 트위터에 정치적 쟁점이 있는 글을 하나 남기면 욕설이 난무하는데 아무리 소통이 중요한 시대라고 하지만 그런 (욕설) 소통을 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홍 대표는 이날 시내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반도선진화재단 주최 강연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대해 “냉정하고 합리적인 토론을 하자는 게 아니라 자기주장과 다르면 욕설부터 나오는데 하도 답답해 ‘표현의 자유는 있지만 욕설의 자유는 없다’고 써본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트위터가 그렇게 비이성적 공간인 줄... 자기네 불만이나 주장을 해소하는 창구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그래서 지난 주말부터 페이스북을 하는데 거기는 또 점잖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의 이러한 발언은 일부 트위터리안들이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여권 인사들을 향해 욕설 공격을 가하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풀이된다.     

    한 예로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는 지난 5일부터 12월3일까지 매주 토요일 혹은 일요일에 ‘드림토크’란 이름으로 전국 6개 도시를 순회하는 대학생 강연을 계획했다. 강사로는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 방송인 조혜련-양준혁씨, 산악인 엄홍길씨, 김은혜 KT 전무 등이 섭외됐다.

    그러자 트위터에는 이들에 대해 “MB 빨대 김은혜”, “양준혁 뇌는 장식품”, “일본 가서 나라 망신시킨 조혜련”, “엄홍길이 욕먹는 이유를 알겠다”는 등 비난이 쏟아졌다. 이후 조혜련·양준혁씨와 김 전무는 ‘개인사정’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다.

  • ▲ 22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선국가전략포럼에서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선진강국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22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선국가전략포럼에서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선진강국으로 가는 길'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대표는 또 부자증세인 이른바 ‘버핏세’ 도입 논란에 대해 “(가진 자들이) 같은 세금을 내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 젊은 의원들이 버핏세를 만들자. 소득세율 최고구간을 신설해 그분(부자)들이 좀 더 돈을 내는 그런 방향으로 소득세법을 개정한다고 하니까 반발이 심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같은 당 정두언 의원이 도입을 추진중인 버핏세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돼 앞으로 버핏세 도입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홍 대표는 “지금 소득세법은 28년 전인가 구간을 정했는데 최고구간인 8천800만원을 버는 사람이나 그 이상 100억을 버는 사람이나 세금이 똑같다. 그런데 그때는 소득 1분위가 1만명이었으나 지금은 28만명에 달한다. 지도층과 가진 자들이 자기 것을 빼앗긴다고 생각하지 말고 사회를 위해 양보한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도덕적 책무), 즉 양보하는 지도층이 되자”고 거듭 역설했다.

    당 쇄신에 대해서는 “물갈이가 능사는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경우 50% 가까이가 초선인데 4년 전 영입한 분들이 물갈이 대상이냐. 물갈이가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떤 사람과 구성원을 통해 재편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 정치체제를 변화시켜달라는 국민적 요구를 이번에 받아들이고, 정치양태가 변해야 한다는 것도 수긍한다. 그런데 상대 당도 변해야 하며 우리 당은 국민이 혁신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한-미 FTA 비준안이 처리되고 예산국회가 종료되면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게 혁신과 쇄신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문수 지사가 70% 물갈이를 얘기하는데 그렇게 따지면 김 지사나 나도 물갈이 대상”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