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토론회 방청객들 "새로운 대안" 요구 농성
  • 3일 오후 서울시의 뉴타운ㆍ재개발 사업에 반대하는 시민 수백명이 시장 집무실이 있는 시청 서소문별관 1층을 점거해 농성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은평, 상계 등 서울 전역의 뉴타운 사업지역과 재개발지구의 원주민 200여명으로 이뤄진 점거대는 이날 오후 3시께 시의회 도시관리위원회가 주최한 뉴타운사업 관련 토론회에 방청객으로 참여하려고 서소문별관 옆의 서울시의회 별관을 찾았다.

    이들은 토론회 자료를 본 뒤 "오세훈 전 시장 시절 나왔던 것 이상의 대안이 없다"며 고성을 내기 시작했고 이어 서소문별관 1층 로비로 몰려가 오후 4시께부터 농성을 시작했다.

    `재정비촉진지구 결사반대' `보상가는 공시지가 분양가는 현시가 내재산은 반토막' 등의 글귀가 쓰인 피켓을 든 점거대는 "뉴타운 재개발 반대" "박원순 나와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박원순 시장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들 중 10여명은 오후 4시50분께에는 시장 집무실이 있는 7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승강기를 타려다 청경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물러나기도 했다.

    점거대는 "시민단체에 몸담던 시절 시위에 수없이 참석한 박 시장이 시장 자리에 오르자 돌변해 우리를 만나주지 않는다"며 농성을 이어갔다.

    동대문구 전농뉴타운 지역 주민 고은복(57)씨는 "우리도 시장 혼자 힘으로 지금 당장 사업을 백지화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뉴타운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공약을 지키겠다는 입장만 확인하고 싶을 뿐인데 대표자 면담도 이뤄지지 않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대문구 홍은재개발구역에서 왔다는 신희자(60.여)씨는 "사람 사는 곳이 빌라도 있고 달동네도 있게 마련인데 전부 다 밀고 아파트만 만들면 어떻게 하나. 시장이 TV토론회에서 밝힌 재개발 전면 재검토 방침을 확인해야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농성을 벌이던 시민들은 저녁 6시 무렵 조금씩 청사를 빠져나가기 시작했으며 오후 7시 현재 50여명이 남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박 시장은 오후 9시가 넘어 퇴근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곳에서 근무한지 6년이 넘었다는 한 서울시 직원은 "전임 시장 시절에는 수 십 명이 시청 건물 안에서 농성을 벌인 적은 있지만 백 명 단위의 사람들이 점검 농성을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시민단체 경력이 있는 시장의 스타일을 잘 몰라 경찰을 부르지 않았다. 앞으로 이런 사태가 자주 일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