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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교통상통일위원회(외통위) 간사인 한나라당 유기준 의원(왼쪽)이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오른쪽)과 18일 오전 국회 외통위 법안심사소위 회의실에서 한미FTA 비준안 논의와 관련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18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논의에 착수했으나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회의장 점거로 파행을 겪고 있다.
현재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외통위원장석을 점거한 가운데 양옆으로 민주당 정동영 유선호 의원이, 그 주변에 민노당 권영길 강기갑 김선동 홍희덕 의원과 진보신당 출신 무소속 조승수 의원이 배치돼 있다.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점거된 위원장석 앞에 서서 마이크를 잡고 회의를 진행했다. 국회 역사상 상임위원장이 자리를 빼앗긴 채 의사진행을 한 적은 과거에 없었던 것 같다고 남 위원장은 설명했다.
현재까지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여야 간에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야당의 회의장 점거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상현 의원은 “18대 국회 들어와 민노당이 한 게 뭐냐. 점거하고 딱지 붙이고 싸움판 벌이고 이게 국민을 위한 정치냐. 당신들이 반대하는 것은 한-미 FTA가 아니라 미국 아니냐”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사정이 딱하다. 한-미 FTA와 반(反)미 FTA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다가 길을 잃었다. 언제까지 민노당에 안방을 내주고 사랑방을 전전할지 딱하다. 민주당 손으로 민노당의 점거정치를 풀어야 하고 그게 민주당이 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구상찬 의원과 민노당 김선동 의원은 전날 중도무산된 한-미 FTA 찬반 ‘끝장토론’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구 의원은 “정말 안타깝고 국민을 볼 면목이 없다. 우리가 강행처리 안 하겠다는 것 잘 알지 않느냐. 어제 끝장토론도 생방송이기 때문에 진술인들이 30-40분씩 발언을 할 수 없었고 생방송 후 마음대로 하도록 하겠다는데도 그걸 깨고 나간 것은 야당 진술인들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김 의원은 “왜 국민이 보지 않을 때 하려고 하느냐. 끝장토론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하라”고 반박했다.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은 “위원장이 자리에서 쫓겨나 회의를 진행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는데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이런 (점거) 행동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느냐. 오늘 불법 사태에 대해 반드시 의법처리 하기 바란다”고 목청을 높혔다.
남경필 위원장은 “이게 대한민국 국회의 현실이다. 민노당 대표가 위원장석에 앉아 있는데 이게 민주주의냐, 이건 억지주의”라고 비판했다.
남 위원장은 “그러나 일단 참겠다. 소수가 의사진행을 방해하고 비준안 처리를 힘으로 봉쇄한다면 우리 국회는 국민의 뜻에 맞게 물리력 행사를 막으면서 정상적인 절차를 진행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꼴불견을 보여드려 국민께 죄송하다. 해외토픽에 나올 만한 일은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