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후보 서울법대 학력ㆍ李대통령 사저 놓고 공방
  • ▲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와 범야권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13일 저녁 여의도 MBC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100분 토론에서 토론하고 있다.ⓒ연합뉴스
    ▲ 한나라당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와 범야권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13일 저녁 여의도 MBC에서 열린 서울시장 후보 초청 100분 토론에서 토론하고 있다.ⓒ연합뉴스

    10.26 서울시장 재보선에 나선 한나라당 나경원,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3일 세번째 TV 토론에서 앞서의 TV 토론과는 또다른 설전을 벌였다.

    선거운동 초반 판세가 초박빙인 상황에서 서로 주도권을 쥐고자 공격적인 전술이 부딪힌 셈이다. MBC를 통해 방송된 토론회에서 두 후보는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드는 집요한 질문과정에서 발언시간 등을 놓고 감정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나 후보는 모두발언부터 "남의 힘으로 지지율을 올리고 자리 나누는 `부채시장'을 뽑겠느냐 아니면 자력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정책을 실천하는 `책임시장'을 뽑겠느냐"며 포문을 열었다.

    박 후보가 `안철수 바람'에 힘입어 야권 단일후보가 됐고, 이 과정에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에 빚을 졌다는 지적이었다.

    박 후보는 이에 "서로 다른 정치세력이 연합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박원순이라는 사람 때문에 서로 다른 길을 걸었던 야권이 합쳐졌고 `아름다운 연합군'이 됐다"며 맞대응했다.

    다음 공방전은 박 후보의 서울대 법대 학력 논란이 중심이었다.

    나 후보가 "박 후보의 저서를 보면 7번이나 서울대 법대 입학 중퇴로 돼 있다. 학력 위조 아니냐"고 추궁하자, 박 후보는 "나는 학벌에 대해 관심이 없다. 서울대 사회계열을 다니다 제적당했고 단국대에 입학했다"며 "출판사에는 나중에 시정요구를 할 수 있겠다"고 답변했다.

    박 후보는 자신의 학력과 병역, 재산 등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한나라당에 대해 "병역기피, 위장전입, 탈세, 투기가 한나라당의 전매특허 아니냐. 후안무치하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어 박 후보는 나 후보가 당 대변인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화마을 조성을 신랄하게 비판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사저를 짓는 것은 공금유용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따져 묻자, 나 후보는 "청와대가 해명하고 시정할 부분이 있으면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두 후보는 토론과정에서 "나 후보의 발언태도를 문제 삼고 싶다"(박 후보), "1분 지났으니 제가 말하겠다"(나 후보) 등 발언시간과 태도를 놓고 첨예한 신경전을 벌였다.

    토론 열기가 너무 뜨거워지자 사회자가 분위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즉석에서 두 후보에게 노래 한 소절을 청했다. 이에 박 후보는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을, 나 후보는 `서울의 찬가'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