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기북부청사 시작으로 전국 캠페인피랍자 부인 김영숙씨 캠페인서 소망의 편지
  • ▲ 27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도북부청에서 1969년 KAL기 피랍자 11인에 대한 송환 캠페인이 납북 42년만에 처음으로 열렸다. 관람객이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연합뉴스
    ▲ 27일 오전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도북부청에서 1969년 KAL기 피랍자 11인에 대한 송환 캠페인이 납북 42년만에 처음으로 열렸다. 관람객이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다.ⓒ연합뉴스

    1969년 12월 11일 강릉에서 서울로 향하던 대한항공 YS-11기가 북한 고정간첩 조창희에 의해 대관령 상공에서 납치, 함경남도 원산 근처 선덕비행장에 강제착륙했다.

    항공기에 타고 있던 승객 47명과 기장을 비롯한 승무원 4명 등 51명 가운데 사건이 발생 후 66일만인 1970년 2월 14일 승객 39명은 판문점을 통해 귀환했지만, 승무원 전원과 승객 7명은 끝내 한국땅을 밟지 못했다.

    미귀환자는 기장 유병하, 부기장 최석만, 여승무원 성경희 정경숙, 승객 채헌덕 장기영 임철수 황원 김봉주 이동기 최정웅 등 11명.

    1969년 KAL기 납치피해자 가족회라는 이름으로 모인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이들이다.

    이들이 가족을 빼앗긴지 42년만에 '미귀환 11인의 생사확인과 송환을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납북 피해자 가족회는 27일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도북부청사에서 시작해 오는 12월11일까지 전국 각지를 돌며 릴레이 개최한다.

    이날 KAL기 피랍자 최정웅씨의 부인 김영숙(70ㆍ여)씨는 북한에 아직도 살아있을 것으로 바라는 남편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썼다.

    김 씨는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는 남편에게 쓴 편지를 가늘게 떨렸지만 차분하게 읽어 내려갔다.

    남편의 납북으로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아야 했던 그녀는 "아이들이 '아빠는 언제 오냐?'는 말이 잊혀졌나 싶더니 손주들이 '할아버지는 왜 없어요?'라고 물어올 때 가슴을 쥐어뜯게 된다"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악착같이 살아 있어야 한다"는 대목에 이르러서는 끝내 울먹이고 말았다.

    그녀는 "다른 39명이 돌아와 남편도 금방 돌아올거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42년이란 세월이 흘렀다"며 "단 하루라도 만나서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건강히 살아만 있어 달라"고 간절하게 소망하며 한 어린 첫 편지를 끝맺었다.

    남편은 '서울에 있는 친구 결혼식을 갔다오겠다'는 말을 부인에게 남긴 채 비행기를 탔다가 납치돼 북으로 끌려갔다.

    그녀는 지난 2006년 이산가족상봉을 신청했으나 북한에서 '생사확인 불가능'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이후 '1969년 KAL기 납치피해자 가족회'와 함께 지난 8월 유엔 인권이사회를 통해 북한에 피랍자 생사확인을 신청했다.

    가족회 대표 황인철 씨는 "오늘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를 돌며 캠페인을 계속 전개할 계획"이라며 "언제가는 꼭 가족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