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0억에 이르는 불법수익 중 10억원을 우체국 택배상자에 담아 여의도의 한 물품보관소에 숨겨놨다가 폭발물 오인 신고로 범행이 들통났던 사설복권업자 일당은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도 43억원을 감춰뒀던 것으로 드러났다.

    '10억 상자' 사건으로 세상에 알려진 도박사이트 운영자 정모(40)씨는 불법 수익금 은닉처를 알고있던 부하가 40억이 넘는 현금을 훔쳐 달아나자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이를 되찾는 등 자중지란에 빠졌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사설토토' 수익 수십억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전모(32)씨를 구속하고 김모(3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 불법사이트를 공동 운영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로 조모(40)씨 등 2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조모(40.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이 2009년부터 운영하던 도박사이트의 인출담당이었던 전씨는 돈이 서울 강남 신사동의 한 오피스텔에 보관돼있다는 사실을 알고 김씨와 함께 오피스텔에 침입, 현금 약 43억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2억원짜리 벤츠 승용차를 구입하는 등 유흥비에 돈을 탕진했으며 가족에게 용돈으로 수천만원을 주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돈을 빼앗긴 사이트 운영자 정씨는 건물 CCTV 화면을 보고 조직폭력배에 청부, 달아난 김씨를 찾아낸뒤 협박해 4억여원을 되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돈을 흥청망청 쓰는 이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전모, 김모씨 등의 범행사실을 밝혀냈다.

    경찰은 인도네시아로 도피한 정씨를 특수강도 등 혐의로 지명수배하고 인터폴에 수사 공조를 요청하는 등 달아난 일당 2명을 추적하는 한편 범죄수익금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올해 2월 서울 여의도의 한 물품보관업체 대표가 사무실 이전을 앞두고 택배상자 2개의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폭발물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신고해 10억원이 은닉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검거된 공범 임모(32)씨는 불법 사이트 운영으로 벌어들인 돈을 감춘 혐의로 기소돼 법원에서 벌금 3천만원과 몰수 10억원, 추징 1억원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