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란 주민들 대피 소동…수백 명이 엘리베이터 갇혀일산 1만여 가구…강원, 영남, 호남지역도 대규모 정전 소식
  • 15일 오후 3시30분 경부터 서울 도심에서 시작된 정전 사태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전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 여의도와 한남동, 서초, 송파, 양천구 등지에서 갑자기 정전이 되면서 놀란 주민들이 밖으로 뛰쳐나오고 사무실 밀집 지역에서는 일부 시민들이 엘리베이터 등에 갇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전이 시작된 지 1시간 사이 서울에서만 93건의 엘리베이터에서 구조요청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4시 경 정전 사태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경기도 일산시와 분당, 인천 등 수도권 일대로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산의 경우 1만여 가구 이상이 정전돼 큰 혼란을 빚었다고 한다.

    이어 오후 4시 30분 경에는 호남, 강원, 경남, 경북, 대구, 부산에서도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경북대의 경우 정전으로 인해 수시모집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고, 부산에서는 엘리베이터에 갖힌 사람들로부터 30여 건의 구조요청이 접수되기도 했다. 오후 5시 경에는 경남의 정전 지역이 9개 시·군으로 늘어나 피해가 더욱 커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대규모 정전 탓에 한때 휴대전화까지 먹통이 되기도 했다.

    이 같은 대규모 정전으로 한국전력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홈페이지 또한 한때 다운되기도 했다. 이에 전력수급을 관리하는 전력거래소 측은 "전력수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해 발전소 등 다수 전력시설이 정비를 하고 있는데 가을 늦더위에 갑자기 전력수요가 몰리면서 오후 3시 30분부터 30분 단위로 순환정전을 실시하고 있다"며 "오후 8시 이후에는 모두 정상화될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국가 전력수요를 총괄관리하는 지식경제부는 난감한 상황이다. 담당부서는 문의와 항의전화로 업무를 볼 수 없는 지경이라고 한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이 정도 규모의 정전은 처음 있는 일"라며 "전력 수급을 담당하는 전력거래소 등을 통해 현재 상황과 원인 등을 파악하고 있으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한국전력 사장이 장기간 공석인 상태가 조직 기강 해이를 불러오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