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히고 설킨 네 명의 끈끈한 인연PK 출신···범(汎)야권 성향, 야구 좋아하는 부산 갈매기
  • 안철수-박원순-문재인-조국

    최근 정치권을 강타한 1급 태풍 ‘안풍(安風)’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한나라당을 뿌리째 흔들고 있는 부산-경남(PK) 출신 4인방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비단 출신 지역뿐만이 아니다. 정치적 성향(범야권)에 선호하는 스포츠(야구)까지 거의 일치한다. 그래서인지 서로에 대한 호감도 높다.  

    관계도를 그려보자면 다음과 같다.

    최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게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양보했다. 이 둘은 단 20분 만에 후보 단일화 합의를 이룰 정도로 오래전부터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박 상임이사는 2000년 이후 아름다운 재단과 아름다운 가게를 연이어 창립하면서 소셜 커머스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두 사람의 만남은 시작됐다. 물론 과거 일면식 정도는 가지고 있던 터였다. 이후 안 원장은 2008년부터 아름다운 재단의 이사로 활동하면서 본격적으로 박 상임이사와 의기투합을 하게 됐다.

    그 뒤 박 상임이사가 설립한 희망제작소에서 안 원장은 ‘사회적 기업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 강의를 수차례 맡았다. 두 사람의 측근은 “안 원장은 평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재벌 개혁과 중소기업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았기 때문에 서로 교감하며 지내 왔을 것”이라고 전했다.

  • ▲ 사진 왼쪽부터 안철수 교수, 박원순 상임이사, 문재인 이사장, 조국 교수.ⓒ자료사진
    ▲ 사진 왼쪽부터 안철수 교수, 박원순 상임이사, 문재인 이사장, 조국 교수.ⓒ자료사진

    박 상임이사와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어떨까. 안철수 원장과 박 상임이사의 단일화가 이뤄지기 직전, 문 이사장은 사법시험 동기(22회)인 박 상임이사와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만남을 주선해 눈길을 끌었다. 사실상 이날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통합의 교두보가 마련된 것. 

    문 이사장과 박 상임이사의 관계는 막역할 수밖에 없다. 같은 PK지역 출신에 사법시험 동기, 노무현 전 대통령이라는 구심점을 갖고 있다. 웬만한 학연-지연 부럽지 않은 관계라 할 수 있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문 이사장이 주도하는 야권통합 추진기구인 ‘혁신과 통합’의 공동대표인 동시에 박 상임이사의 지지자다. 조 교수의 野(야) 성향은 두 말이 필요 없을 정도다. 문 이사장, 안철수 원장과 같은 부산 토박이다. 안 원장과는 함께 서울대에서 재직 중이다.

    문 이사장은 지난 7월 자신의 북콘서트에서 “안철수-조국 교수가 힘을 써주신다면 (PK지역에서) 총선 분위기를 바꾸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시만 해도 총선 때 도와달라는 얘기였지만 안 교수는 불과 두 달 만에 ‘박근혜 대세론’을 뛰어넘는 대선 주자로 부상했다.

    조 교수의 트위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의 야구 사랑도 엿볼 수 있다.

    조 교수는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에 “‘부산 갈매기’의 소박한 꿈 하나. 거인(프로야구 롯데 자이언트)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다른 ‘갈매기’인 문재인 안철수 등과 함께 사직구장 경기를 직관하며 ‘봉다리(봉지) 응원’하는 것!”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들 4명이 모두 PK 출신인 데 대해 ‘우연의 일치’라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PK가 승부의 키를 쥐는 선거구도와 무관치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밖에 김두관 경남지사(52)도 야권의 PK 기대주다. 시골 이장 출신으로 행정자치부 장관이 된 ‘스토리가 있는 정치인’으로 인생 역정이나 추진력이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가장 닮았다는 평을 듣는다.

    ‘시골의사’로 알려진 박경철 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비록 PK 지역권은 아니지만 지난 ‘안철수-박원순’ 단일화 이벤트에서 가장 큰 빛을 본 인물이다. 

    박 원장은 2008년 18대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이 특임장관을 할 때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최근에는 민주당 워크숍에 강사로 나가 충고와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안철수 원장의 대변인 역할을 맡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