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까지 야근해라!” 사원들에게 ‘반대’ 강요투표하고 왔다고 쓴 페이스북 글 몰래 지워
  •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진행 중인 24일. 온라인에서는 투표를 찬성, 반대하는 입장으로 나뉘어져 뜨거운 공방이 벌어졌다. 찬-반 주장은 실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더욱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른 아침부터 투표장에 들린 직장인도 많았다. 트위터 이용자 ‘@Snai******’는 “투표를 하고 출근했다는 분들이 많이 있군요. 시간 없어 투표 못 한다는 것은 사실 말이 안 되죠. 적극적으로 참여해 의사표명 합시다”라는 글을 올렸다.

    ‘thdd****’란 아이디의 네티즌도 한 포털사이트에 “제발 투표합시다, 제발. 이 나라의 명운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라며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댓글도 이어졌다.

    반면 투표를 반대하는 주장도 팽팽하다.

    트위터 이용자 ‘ar*****’는 “부모님께서 투표를 하고 오시면서 나에게 투표를 왜 안 하냐 물으셨다.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강요된 선택지 중 하나를 택하는 것이 권리의 행사인가 생각해봤다”며 투표 불참 이유를 밝혔다.

    단순히 투표가 아닌, 이념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는 온라인상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일까.

    이날 국내 대기업 A사에서는 믿기 힘든 광경이 벌어졌다. A사의 한 부장이 직원들에게 ‘투표 반대’를 노골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오후 6시께 A사에 근무하는 L사원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기자에게 보내왔다.

    “우리 부장님이 오늘 8시 넘어서 퇴근하래. 투표하면 죽여버린다고⋯”

    출근 전에 투표를 마친 L씨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부장님이 강력하게 ‘투표 반대’를 요구하니 팀원들은 퇴근도 못하고 눈치를 살피는 상황이라고 한다.

    문제는 투표를 하면 안 되는 분위기로 몰아가는 것이다. L사원은 부장님이 보기 전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전에 투표를 하고 왔다’고 올린 글을 삭제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투표는 민주 시민의 권리다. 그 권리는 민주시민 개개인의 자의지로 행사되어야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서울에서는 투표를 강제로 반대하는 불법행위가 버젓이 발생했다.

    회사원 조 모씨는 “우리 회사도 투표를 반대하는 분위기다. 아침에 투표를 하고 왔는데도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투표를 했다는 사실을 숨겨야 하는 이곳이 대한민국이 맞는가”라고 하소연했다.

    투표 반대운동, 이렇게 까지 해야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