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8일 추락한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의 기장이 사고 전 거액의 보험에 든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이는 데 대해 조종사들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는 1일 "두 조종사의 생환을 간절히 기다리는 가족과 동료의 애끊는 심정을 헤아리지 못한 채 사고 본질과 관련없는 당국의 추측과 일부 언론의 선정적 보도가 난무하고 있어 이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민항기 조종사 5천여명이 소속된 협회는 "참혹했을 사고 순간을 다른 목적에 이용할 수 있는 조종사는 세계에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라며 "무사 귀환을 위해 최후의 힘까지 쏟았을 두 사람을 더는 매도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협회는 추락 전 조종사가 '화재(Fire! Fire!)', '조종 불능(Unable Control)'과 같은 말로 항공기 상태를 외부로 전송한 사실이 밝혀지는 등 사고 정황이 드러나고 있어 두 조종사가 추락을 막으려 끝까지 최선을 다했음을 강조했다.

    협회는 "지금은 더 철저히 사고 원인을 규명해 유사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라며 조종사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논쟁을 삼가라고 요구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홈페이지도 들끓고 있다.

    한 조종사는 "안전 운항에 전념해온 수많은 조종사의 명예가 곤두박질 치고 있다"며 "사고 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데도 불구하고 보험금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조종사뿐 아니라 항공업계 종사자와 가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조종사는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조종사들은 살인적인 날밤 비행에 무박삼일 연속 밤샘 비행 등을 한 달에 몇 번씩하고도 멀쩡해야 하며, 열악한 시설의 외국공항에도 승객을 가득 싣고 안전하게 다녀야 한다"고 자조하며 "비극적인 사고가 더는 일어나지 않게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