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해주 7월 강수량 800㎜…평년 3배 수준함흥 이재민 6천명…농지침수·도로유실 추정
  • 수일간 쏟아진 집중호우로 함흥에서 약 6천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북한지역에서도 비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매체들은 28일 오전 현재까지 일상적인 기상정보만 제공하고 있을 뿐 최근의 기록적인 폭우와 관련한 피해 상황은 전혀 전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 폭우가 한반도 허리에 걸쳐있는 구름대에서 발생하고 있고 북한 남부에 해당하는 황해도, 함경남도 남부, 강원도가 여기에 속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북한지역의 7월 누적강수량(28일 오전 9시 기준)은 개성 870㎜, 해주 833㎜, 평강 702㎜, 신계 701㎜, 양덕 409㎜, 평양 406㎜, 용연 389㎜, 희천 376㎜, 사리원 361㎜, 함흥 351㎜, 원산 335㎜, 남포 308㎜ 등이다.

    개성과 해주, 평강은 26∼28일 호우로 각각 394㎜, 336㎜, 321㎜ `물폭탄'이 쏟아졌다.

    황해도 등지에 쏟아진 기록적인 강수량은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조선중앙방송 보도에 따르면 26일 오후 일부 지역에 시간당 50㎜ 이상의 비가 내렸고, 27일 오후 6∼9시 개성에 59㎜, 9∼12시 함경남도 정평에 67㎜, 28일 오전 0시∼오전 3시 황해남도 해주에 97㎜의 폭우가 쏟아졌다.

    황해도와 함남 지역에는 29일 새벽까지 15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이 북한의 7월 강수량을 예년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황해·함남·평남도 지역은 배 수준에 달했고 개성·해주는 3배 수준에 육박했다.

    이번 집중호우로 인한 북한의 피해 상황은 26일 저녁 함남 함흥의 남부 지역에서 폭우로 약 6천명의 주민이 대피했다는 28일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보도가 유일하다.

    그러나 북한은 각종 기반시설을 설치할 때 자재부족 등으로 집중호우 등에 대비한 보강공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않고 민둥산이 많아 이번 호우로 인한 피해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폭우가 집중된 황해, 함남, 강원도는 최근 장마 때도 집중호우가 발생한 곳이다.

    기상청 한반도기상기후팀 이은정 연구관은 "정확한 피해 상황은 알 수 없지만 비가 상당히 집중적으로 내렸기 때문에 피해가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지역의 비피해 상황에 대해 아직은 신중한 입장이다.

    통일부는 '주간 북한동향'에서 12∼15일 내린 비로 인한 피해만 놓고 볼 때 2007년, 2010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라고 분석했다. 또 최근 수일 간의 강수량도 남한에 비하면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2007년 집중호우 때는 농경지 33만여 정보, 주택 25만4천여 가구, 철도 100곳(78㎞), 도로 2천여 곳(600km) 등이 침수 등의 피해를 봤다.

    2010년에는 농경지 5만5천700여 정보, 주택 2만1천690여 가구, 공공건물·생산건물 880여 동, 철길 노반 1만3천900㎡, 철길 66㎞ 등이 침수·파괴됐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비피해는 강수량만으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에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