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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 ⓒ연합뉴스
한나라당이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기용안을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직무능력이 뛰어나고 별다른 결격 사유가 없는 인물을 반대할 필요는 없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이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긴급 의원총회는 개혁성향 초선모임인 ‘민본21’ 소속 의원 17명이 대통령의 측근인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임명에 반대 입장을 밝히고 소집을 요구해 성사됐다.
다만 당초 예상과는 달리 권재진 수석을 법무장관에 내정한 것에 대해서는 찬반이 팽팽하진 않았다.
이날 비공개 의총에서 ‘민본21’ ‘새로운 한나라’ 등 소장파 의원들은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의 측근을 법무장관에 임명하는 것은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시비를 일으킬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근 의원은 “노무현 정부 때 한나라당이 왜 문재인 수석의 기용에 반대했는가. 그때는 검찰에서 반대했고 이번에는 아니니까 괜찮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되는 논리로 어떻게 검찰 입맛대로 인사를 하느냐”고 말했다.
다른 소장파 의원들도 “민정수석의 법무부 장관 임명은 당내 의원들 뿐 아니라 민심과도 동떨어지고 시대정신에도 맞지 않는 부적절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찬성 측이 더 우세했다.
찬성 의견을 개진한 친이계 의원들은 한나라당이 옛 참여정부에서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의 법무장관 인선에 반대했던 것에 대해 “이번에는 경우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한성 의원은 “검사출신으로 검찰 내 존경받는 권재진은 문재인과 다르다”고 했고, 권성동 의원은 “권재진 수석은 직업 검사를 하다 발탁돼 청와대에서 일을 한 것으로 과거 문재인 전 민정수석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다른 의원들도 “대통령의 국무위원 인사권은 존중돼야 하고 권 수석의 업무능력상 이번 인선은 타당하다”며 적극적으로 옹호론을 펼쳤다.
이군현 의원은 의총에 앞서 “기본적으로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돼야 한다. 혹여 지명된 후보자에 대해 자질 부족 등에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서면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확인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조해진 의원도 “권 수석에 대한 반대 논리가 참모 출신이라는 것인데, 지난 정권에서 한나라당이 그런 논리를 내세울 때부터 동의하지 않았다”면서 권 수석의 임명안에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여기에 홍준표 대표가 쐐기를 박았다.
홍 대표는 “법무장관 후보자의 인재풀이 크지 않은데 권 수석은 검찰 내부에서 존경하는 사람 아니냐. 회전문 인사라고 해서 배제하거나 역차별을 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사실상 당 지도부가 권재진 임명안에 큰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소장파를 주축으로 한 반대 측 주장의 동력이 떨어진 셈이다.
이날 의총에선 홍준표 대표와 정태근 의원 사이에서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홍 대표가 의총 모두발언 말미에 “인사말을 마친 후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밝히자 정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무슨 권한으로 그렇게 하느냐. 당헌에 따라 의총은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10인 이상이 비공개를 요청해 과반 이상이 찬성할 경우 비공개로 할 수 있다”고 맞섰다.
홍 대표는 이에 대해 “죄송하다”고 한 뒤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의사진행을 넘겼고 의총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새 법무장관에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 검찰총장에 한상대 서울중앙지검장을 내정,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의 임명동의안이 국회로 제출되는대로 법제사법위는 빠르면 이달말께 인사청문회를 열어 두 후보자에 대한 적격성 검증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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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재진 수석의 법무부장관 임명에 반대한다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