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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 랑터우(浪頭)와 접경한 북한 소유 압록강 섬 황금평.
간간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찾은 이곳은 보름여 전인 지난 8일 외신의 비상한 관심을 끌며 대규모 개발 착공식을 했던 곳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한산했다.
착공식 주변에 나란히 열을 지어 서 있던 수십 대의 트럭과 중장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애드벌룬이며 착공식 단상에 설치됐던 대형 현수막도 철거돼 황량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5~6 명의 인부들만 철거된 현수막을 분리하느라 분주히 움직였다. 차량이라고는 착공식에 쓰였던 설비를 철거해 실어나를 트럭 2대와 변경을 지키는 군용 차량 한 대가 전부였다.
북·중을 가르는 철책선 너머로 보이는 북녘땅에는 아예 인적조차 없어 을씨년스럽기까지 했다.
황금평 개발을 위한 공사 움직임은 어디서도 감지되지 않았다.
장성택 북한 노동당 행정부장과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장 등 북·중 경제 실세를 비롯해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던 대규모 개발 착공식 열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착공식장 설비 철거 인부들에게 황금평 개발 공사가 언제 시작되는지를 묻자 "철거 작업만 맡았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면서도 "동원됐던 건설 장비조차 모두 철수했는데 공사가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랑터우의 한 주민은 "착공식 수일 전부터 배치됐던 중장비와 트럭들이 착공식이 끝나자마자 철수했다"며 "착공식 이후 아무런 공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북한의 요청에 따라 체면을 세워주려고 서둘러 착공식은 했지만 공사가 본격화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가 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단둥의 한 부동산 개발업자는 "단둥의 기업들조차 황금평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획기적인 개혁개방 정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중국 기업들이 선뜻 황금평에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선특구와 함께 북·중 경협의 상징으로 꼽히는 황금평은 개발 업체로 거론됐던 홍콩의 신헝지(新恒基)그룹이 지난 23일 이를 전면 부인하고 나선 데다 랴오닝(遼寧)성 정부도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발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