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싸이 대학 축제 반값 출연 ‘화제’등록금에 허리 휘는 대학생 응원인기 아이돌보다 저렴, 호응은 2배
  • “대학 축제에서 이런 콘서트 분위기를 느껴보는 건 처음이다. 아주 만족스러웠다.”

    지난 18일 수원 아주대학교 캠퍼스에서 축제 현장. 퍼포먼스의 황제 김장훈이 등장하자 학생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화려한 공연 매너와 폭발적인 가창력도 돋보였지만, 이날 콘서트에서 학생들이 가장 만족한 것은 김장훈의 공연 ‘러닝타임’

    ‘난 남자다’로 공연을 시작한 김장훈은 무려 10곡을 넘게 소화하며 장장 1시간 30분 가까이 학생들과 함께 했다. 일반적인 대학축제 초청가수가 소화하는 시간의 3~4배에 이르는 ‘미니 콘서트’ 수준이다.

    콘서트를 관람한 한 학생은 “‘대학 축제란 이런 것이다’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이었다. 공연장비도 부족했지만, 김장훈씨의 알찬 진행에 감동했다”고 했다.

  • ▲ 가수 김장훈과 싸이가 대학축제 시즌을 맞아 반값 출연료로 등록금에 고민 중인 대학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김장훈은 지난 2일에는 카이스트 축제에 노 개런티로 출연하기도 했다.ⓒ연합뉴스
    ▲ 가수 김장훈과 싸이가 대학축제 시즌을 맞아 반값 출연료로 등록금에 고민 중인 대학생들을 응원하고 있다. 김장훈은 지난 2일에는 카이스트 축제에 노 개런티로 출연하기도 했다.ⓒ연합뉴스

    하지만 무엇보다 이날 공연이 만족스러웠던 사람들은 따로 있었다. 축제를 주최한 아주대 총학생회다.

    아이돌 가수 몇 팀을 초청해도 낼 수 없었던 호응을 얻었지만, 그에 반해 김장훈에게 지급한 출연료는 매우 저렴했기 때문.

    김장훈의 출연료는 다음날인 19일 축제에 초청된 인기 여자 아이돌 아이유에 거의 절반 가격. 경력은 물론 공연 완성도나 학생 호응을 따져도 김장훈의 출연료는 어지간한 아이돌보다 훨씬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게다가 아이유가 겨우 4곡을 부른 것에 생각하면 반값으로 3배의 효과를 봤다는 것이 총학생회의 마음이다. 아주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등록금 문제로 고민이 많은 대학생들을 위해 솔선수범해 먼저 출연료를 낮춰준 김장훈씨에게 고맙다”라는 표현까지 했다.

    고공행진 중인 대학 등록금에 고민 중인 대학생들을 응원하겠다며 공연계 두 인기스타가 반값 출연료를 제시해 화제다.

  • ▲ 싸이의 콘서트 장면 ⓒ 자료사진
    ▲ 싸이의 콘서트 장면 ⓒ 자료사진

    김장훈 외에도 가수 싸이도 여기에 함께 한다. 공연만 열었다 하면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섭외 1순위로 통하는 이들은 대학 축제 시즌을 맞아 다른 행사 출연료의 절반만 받고 1시간, 길게는 2시간씩 사실상 '콘서트'를 펼치고 있다.

    아이돌의 경우 하루에도 3~4군데씩 대학 축제 출연도 가능하지만, 한번 무대에 서면 1시간 이상씩 무대를 꾸미고 마는 김장훈과 싸이는 하루에 2개 무대도 많은 편.

    하지만 이들의 열정은 수도권 대학 뿐 아니라 지방까지 미치고 있다. 비교적 초라한 축제를 즐길 수밖에 없는 지방대를 배려한다는 마음도 엿보인다.

    김장훈은 이번 축제 시즌 동안 아주대를 비롯해 한동대, 명지대, 고려대 등 전국 각지의 대학을 돌고 있다. 싸이도 홍익대, 경원대 등 수도권 대학 외에도 멀리 대전의 배재대, 부산의 부경대까지 다니는 열정을 과시하고 있다.

    연예기획사 한 관계자는 “등록금 때문에 자살하는 학생까지 생기는 사회 문제에 대학 축제 섭외 1순위 두 가수가 앞장서서 출연료를 내리는 모습에 업계 종사자로서 느끼는 바가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