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유태주의자가·나치가 아니다" 해명 불구, 칸 시끌
  • ▲ 덴마크 국적을 가진 독일계 영화 감독 라스 폰 트리에.ⓒ연합뉴스
    ▲ 덴마크 국적을 가진 독일계 영화 감독 라스 폰 트리에.ⓒ연합뉴스

    제 64회 칸 국제영화제가 독일계 영화감독 라스 폰 트리에의 히틀러 지지 발언으로 떠들썩하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영화 ‘멜랑꼴리아’(Melancholia)'로 칸 영화제 경쟁부분에 초청받은 폰 트리에 감독은 18일 오전(현지시간) 공식 기자회견에서 독일계 혈통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트리에 감독은 이 질문에 "내 가족은 독일인이고, 그건 내게 기쁨이었다. 내가 뭐라 말할 수 있을까. 나는 히틀러를 이해한다. 나는 약간은 그에게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리에 감독은 "2차 세계대전에 찬성하는 것도 아니고 유태인을 반대한다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조금은 싫어한다 왜냐하면 이스라엘은 골칫거리이기 때문"이라며 어색한 웃음과 함께 "오케이! 나는 나치다"라고 다시 언급해 파문을 일으켰다.

    칸 현지에서도 트리에 감독의 발언은 화제에 올랐고 영화제 측은 공식 성명을 내고 트리에 감독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영화제 측은 "칸 영화제가 그런 주제, 그런 선언을 위한 토론장이 되도록 결코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트리에 감독은 대변인을 통해 "오늘 아침 내가 기자회견에서 한 말로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혔다면,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나는 반 유태주의자가 아니고 어떤 식으로든 인종적으로 편견에 사로잡혀있지 않으며, 나치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유럽 한 가운데서 나치와 히틀러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이 거장 감독의 입에서 나온만큼 그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못하고 있다.

    한편,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2000년 '어둠속의 댄서'(Dancer In The Dark)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덴마크의 거장이다.

    지난 2009년 '안티 크라이스트' 이후 2년 만에 다시 '멜랑꼴리아'로 칸 경쟁부문에 입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