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까레라 GT, 벤츠 SL65, CL500 등보유 지분 1,800억 이나 되면서 회사돈으로 차 굴려
  • 오리온 그룹 회장 담철곤․이화경 부부의 비자금 사건으로 세간이 시끄럽다. 100억 원이 넘는 돈을 비자금으로 조성한 것도 그렇지만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국내에도 몇 대 없다는 포르쉐 까레라 GT 등을 비자금으로 굴렸다는 점. 담 회장 부부는 이 차들의 용도를 ‘자녀들 통학용’이라고 했다고 한다. 재벌 회장은 어떤 차를 ‘자녀 통학용’으로 썼을까?

    포르쉐 까레라 GT

    포르쉐는 수퍼카 브랜드로도 유명하다. 다른 수퍼카처럼 서스펜션이 지나치게 단단하지 않아 평상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서 ‘데일리 수퍼카’라고도 부른다. 이런 포르쉐가 야심차게 선보인 차가 바로 ‘포르쉐 까레라 GT’다. 포르쉐 까레라 GT는 페라리의 걸작 ‘엔초 페라리’의 대항마로 개발됐다. 도로에서 달릴 수 있을 뿐 실제로는 ‘레이싱카’ 수준으로 만들어졌다.

  • 포르쉐는 이 까레라 GT를 2006년부터 모두 1,111대 생산했다. 길이 4,613mm, 폭 1,921mm, 높이 1,166mm로 짧지만 넓고 낮다. 배기량 5,733cc 10기통 엔진에 6단 수동변속기를 장착했다. 최고 출력 612마력, 최대 토크 60.2kg.m를 뿜어낸다. 최고 속도는 330km/h, 0-100km/h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3.9초, 200km/h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9.9초다. 참고로 그랜저 5G가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8초 내외다. 이런 성능 때문인지 연비는 5.6km/l에 불과하다.

    물론 7억7,000만 원에 팔렸던 것을 생각하면 이런 차를 모는 사람에게 연비는 의미가 없는지도 모른다.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람보르기니의 기함 모델인 무르시엘라고의 아랫급이 가야르도다. ‘베이비 람보르기니’라고도 불리는 가야르도는 그러나 ‘베이비’라고는 해도 수퍼카다. 무르시엘라고와는 달리 문은 옆으로 열리는, ‘평범한’ 스타일이다.

  • 가야르도에는 LP550부터 LP560까지 몇 가지 파생형이 있다. 이 중 LP560을 기준으로 보면 길이 4,345mm, 폭 1,900mm, 높이 1,165mm로 포르쉐 까레라 GT처럼 ‘짧고 넓고 낮다.’ 5,203cc 10기통 엔진, 6단 수동변속기를 달고 있다. 최고 출력은 560마력, 최대 토크는 55.0kg.m다. 수퍼카답게 최고 속도는 325km/h, 0-100km/h 도달하는 속도는 3.7초다.

    람보르기니 가야르도는 서스펜션이 단단해 승차감이 떨어지고, 운전자세가 일반 차량과 다른데다 워낙 고성능이라 쉽게 다루기가 어렵다는 게 중평(衆評)이다. 그럼에도 이를 ‘통학용’으로 사용했다는 게 신기하다.

    메르세데스 벤츠 SL65, CL500

    메르세데스 벤츠의 수퍼카라고 하면 이미 단종된 SLR, 미하일 슈마허가 광고모델로 나왔던 SLS 등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맞먹는 고성능 스포츠카도 있다. 바로 SL클래스와 CL클래스다.

  • SL클래스는 벤츠의 고급 하드탑 컨버터블이다. 그 중에서도 고급에 속하는 SL65는 배기량 6.5리터 급이라고는 하나 실제로는 6,203cc 12기통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여기에 트윈터보를 달아 최고 출력 604마력, 최대 토크는 약 80kg.m에 달한다.

  • ▲ SL65 AMG는 SL65를 튜닝한 모델이다.
    ▲ SL65 AMG는 SL65를 튜닝한 모델이다.

    SL65 AMG라는 튜닝모델일 경우에는 최고 출력 670마력, 최대 토크는 102kg.m에 달해 운전조차 쉽지 않은 힘을 발휘한다. 0-100km/h 가속에 걸리는 시간은 3.9초, 최대 속도는 250km/h에서 제한되지만, 제한을 풀면 320km/h까지 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CL클래스는 벤츠의 최고급 세단 S클래스를 2도어 쿠페로 만든 모델이다. CL500은 2002년 생산이 중단된 차량으로 배기량 4,966cc 8기통 엔진에 자동 5단 변속기를 장착하고 있다. 최고 출력은 306마력으로 최근에 출시되는 차들에 비해서는 낮은 편이지만 최대 토크는 47.8kg.m로 뛰어난 편이다.

  • ▲ SL65 AMG는 SL65를 튜닝한 모델이다.

    CL500의 특징은 S클래스의 차체를 베이스로 해서 2도어 쿠페라고는 하지만 뒷좌석에 편안하게 승차할 수 있다는 점이다. 판매 당시 가격은 2억 원을 호가했다.

    오리온 회장 부부가 욕먹는 이유

    오리온 그룹의 비자금 사건으로 회장 부부와 그 측근이 10억 원이 넘는 돈을 이런 최고급 차들에 쏟아 부었다는 게 알려지자 국민들의 분노와 허탈감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물론 돈 있는 사람이 자기가 번 돈으로 뭘 하든 욕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자기 돈이 아니라 회사돈으로 수퍼카를 타고 다니면서 ‘목에 힘 주고’ 다녔다는 게 문제다. 지금까지 보도된 바에 따르면 담철곤 회장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2009년 말 기준으로 1,800억 원이 넘는다. 그의 아들이 가진 지분 또한 70억 원이 넘는다. 그 돈으로 이런 수퍼카를 굴렸다면, 누가 욕을 하겠는가.

    오리온 그룹 회장 부부와 그 측근의 이 같은 행태가 밝혀짐에 따라 앞으로 사람들이 ‘허’자 번호판을 달고 다니는 최고급 수입차나 스포츠카를 어떻게 볼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