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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백지화(白紙化)’라는 거대 장벽에 부딪힌 해당 지역 정치권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친이-친박 계파를 떠나 이번 사업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영남권 국회의원들은 당 지도부의 통제를 벗어난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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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발표를 하루 앞둔 29일 경북도의회 신공항 유치 특위 박기진 위원장(사진 가운데)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백지화, 정부 여당이 책임져야
대구 출신 이한구 의원은 29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정부가) 또 국민을 속인다는 인상을 준다”면서 “정부가 백지화로 가닥을 잡는다면 국민들의 지지가 떨어져 레임덕이 가속화 될 것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영남 의원들의 집단 탈당설에 대해 “영남 의원들은 한나라당에 애착이 많지만 문제가 불거지면 한나라당 지도부를 바꿔야한다는 얘기가 더 힘을 얻을 것”이라며 “나아가 청와대가 떠나면 떠났지 왜 우리가 떠나느냐라는 얘기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구가 지역구인 조원진 의원도 라디오 방송에서 “탈당해야 할 당사자는 우리가 아니다. 정부 여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공감했다.
대구와 경북, 경남, 울산 등 신공항 밀양유치를 희망하는 영남권 4개 시ㆍ도 의회는 같은 날 오전 경북도의회에서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영남권의 미래가 걸린 신공항 건설 백지화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들은 정부의 발표에 앞서 백지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은 ‘비열한 정치논리’라고 규정하고 신공항을 백지화해야 한다는 여론몰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백지화 되느니 차라리...
다만 밀양 출신 조해진 의원은 불교방송 아침저널에 출연, “신공항이 가덕도로 갈 경우, 적자공항이 될 우려가 있어 걱정되긴 하지만 그래도 백지화하는 것보다는 그게 더 낫다”고 언급했다.
반면 부산 출신 김정훈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신공항 백지화는 양쪽으로부터 비난받는 심히 잘못된 결정”이라며 “대구·경북 지역은 가덕도로 신공항이 결정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하니 정부는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가덕도로 결정하고 타 지역은 다른 것으로 설득하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최고위원도 평화방송에서 “어느 한 곳을 신공항으로 지정하고 다른 곳은 새로운 국책사업을 만들면 될 것을 너무 경직된 태도로 영남권 전체의 신뢰에 금이 가는 일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발표 바로 다음날인 31일 대구를 찾을 예정이어서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 어떤 입장을 피력할지 관심을 모은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지역구인 달성군에 위치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원장 취임식에 참석한 뒤 귀경할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