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건설, 인근 주민에게는 고통”전문가의 과학적 분석 존중해야···
  • “공항을 건설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떠나 향후 공항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소음 피해 등 수없이 많은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 심지어는 고향을 떠나는 이까지 생긴다. 신공항 유치를 주장하는 지역 국회의원들은 이를 알아둬야 한다.”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白紙化)’ 발표 이후 해당 지역 정치권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김용태 한나라당 의원(서울 양천을)은 30일 <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역구에 공항을 둔 국회의원으로서 당부의 말을 전했다.

    김 의원은 “가끔 공항을 이용하는 이들에겐 비행기 소음이 별 문제되지 않지만, 여기 거주하는 주민들에겐 끔찍한 고통일 수 있다”면서 “김포공항 지역주민들은 소음공해와 그 소음으로 인한 난청 등에 시달리고 있으며 학생들의 학력이 저하되고 고도제한 등 토지이용 규제로 인해 재산권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이런데도 영남권 의원들은 지역발전을 위해서라는 명목 하에 공항 유치를 외치고 있다. 정말 납득이 가지 않는다”라며 “우리는 매일같이 수많은 민원을 접하면서 주민들의 고통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공항 건설 이후 어떤 피해가 발생할 지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 ▲ 박창호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위원장이 30일 오후 경기도 과천 국토해양부 기자실에서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모두 신공항 입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창호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위원장이 30일 오후 경기도 과천 국토해양부 기자실에서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모두 신공항 입지로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공항의 경제성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그는 “공항을 세워놓는다고 해서 많은 사람이 이용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일 수 있다”라면서 “실제 지난 5년간 국내 11개 공항의 누적적자는 2331억원에 달하는데, 이 중 한 공항의 경우는 하루에 불과 개인기 2~3기만 뜨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리고 수많은 적자를 현재 인천·김포·김해·제주 공항이 메우고 있는데 이러한 심각성을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또 “앞으로 김해공항도 KTX 개통으로 인해 수익이 불투명한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국제선을 늘려 일본과 중국의 수요를 촉진 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공항 백지화 사태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의 공약과 국익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번 문제는 전문가의 과학적 조사와 분석이 핵심이며 국익을 우선시 한 정부의 판단이 옳다고 생각된다”고 했다.

    다만 김 의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대통령이 정면으로 나서 공약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입장을 표명해야 할 것”이라며 “대통령과 청와대는 영남권을 설득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