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秋 의장 후보 선출 실패에 은근한 '아쉬움' 감지"민주당이 더 먼저 변하고 있다" … 위기감에 자성 요구도
  • ▲ 국회의장 후보로 나선 추미애, 우원식 후보가 지난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당선자총회에서 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 국회의장 후보로 나선 추미애, 우원식 후보가 지난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 선출 당선자총회에서 두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어의추(어차피 국회의장은 추미애)' 예상을 뒤집고 5선의 우원식 의원이 선출된 것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내심 아쉬움 섞인 위기감이 드리워지는 분위기다.

    1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 내부에서는 민주당이 '명심(明心)'과 개딸(개혁의딸)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추미애 당선인 대신 우 의원을 의장 후보로 선출한 것에 대한 당혹감이 팽배하다. 추 당선인의 몰락이 도리어 국민의힘에는 악재라는 분석이 따르면서다.

    추 당선인은 문재인정부 시절 검찰총장을 지냈던 윤석열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윤 대통령의 존재감을 도리어 부각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종국에는 '정권교체 1등 공신'이라는 칭호까지 얻었던 만큼 추 당선인이 의장이 될 경우 과거와 같은 정국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따랐다.

    하지만 민주당이 우 의원을 선출하는 '이변'을 연출하면서 국민의힘은 허를 찔렸다는 반응이 나타난다.

    박정훈 국민의힘 서울 송파갑 당선인에 따르면 전날 윤석열 대통령과 수도권·TK(경북·대구) 초선 당선인과의 만찬에서도 추 당선인에 대한 언급이 이어졌다고 한다.

    박 당선인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당에 아쉬워 하는 반응이 있었다고 하는데 비슷한 얘기가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때(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 당시에는 '윤석열 대통령으로 키운 게 바로 추미애 당시 법무장관 아니었느냐' 그런 취지의 이야기들이 있었다"라며 "그런 차원에서 너무 독주하고 거칠게 밀어붙이면 반작용이 벌어지기 때문에, 그런 차원의 이야기들, 약간 농담 섞어가면서 그런 얘기들도 있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도 추 당선인이 의장 후보 선출에 실패한 것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고 한다. 다만 박 당선인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면서 "밝히는 게 예의가 아닐 것 같다"고 갈음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그간 '이재명 사당화'에 초점을 맞췄던 대야 비판 방식에서 벗어나 섬세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자성이 나오기도 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강성 지지층에게 더 많은 지지를 받은 추미애 당선인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온건한 우원식 의원을 선택한 민주당이 무섭다"라며 "중도층을 향한 민주당의 변화가 두렵다"고 말했다. 이어 "패배한 우리 당보다 승리한 민주당이 더 먼저 변하고 있다"며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민주당보다 우리 국민의힘이 더 빨리 더 크게 변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우 의원도 강성 친명(친이재명)이라는 점에서 국민의힘의 험로가 예상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대표는 전날 우 의원에게 "기계적 중립은 안 된다"며 행정 권력 견제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