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손학규 강원도 ‘끌어안기’
  • 한나라당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특위 고문을 맡은 박근혜 전 대표의 강원 행보와 관련, 민주당이 ‘발목잡기’에 나섰다. 한동안 잠잠했던 민주당이 ‘박근혜 때리기’를 재개한 것.

    차영 대변인은 10일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박 전 대표의 강원도 춘천 방문을 경계했다.

    차 대변인은 “박근혜 의원이 강원도 춘천을 찾는다고 하는데 이를 두고 차기 대선을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많다”면서 “지난 지방선거 때 빼앗겼던 강원지사를 찾는데 일조하고 대권 행보의 이득을 얻겠다는 것인데 염치없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치지도자로서 자신의 본분을 외면하고 한가한 대권행보만 하는 박근혜 의원의 이중성에 국민은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손학규 대표가 같은 날 4.27 재보선과 관련해 “모든 책임은 당 대표가 앞장서서 지겠다”며 ‘무한책임론’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서도 분당을 출마가 아니라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평창올림픽 유치특위 위원장을 직접 맡고 있는 손학규 대표가 한나라당 유치 고문을 맡고 있는 박 전 대표에게 견제구를 던졌다는 것이다. 

    손 대표에게 강원도는 2년을 칩거했던 ‘제2의 고향’으로 당 안팎에서 끊임없이 제기됐던 분당을 출마설을 일축하고 강원선거에 승부수를 띄울 만큼 의미가 크다는 것이 당내 중론이다.

    특히 박 전 대표가 춘천을 방문하는 15일 손 대표도 강원행을 예정하고 있어 두 사람의 조우가 이뤄질지 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 ▲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특별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특별위원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민주당의 민감한 반응을 두고 한나라당에선 ‘이광재 동정론’과 ‘강원도 홀대론’으로 양분됐던 강원 민심에 박 전 대표의 방문으로 일대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보수적인 성향이 짙은 강원도에서 ‘선거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박 전 대표가 ‘박풍(朴風)’을 일으킬 것이라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나라당은 박 전 대표의 춘천행에 사기가 크게 고조돼 있다. 이날 한나라당에선 박 전 대표는 물론 정몽준 전 대표와 당 지도부가 총 출동한다. 또한 중진의원 상당수도 이날 행사에 함께 참여해 ‘강원 탈환’의 기운을 불어넣는다.

    하지만 박 전 대표 측은 ‘박근혜 대 손학규’ 대리전 구도가 형성되는 것과 관련해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한 친박계 의원은 11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매번 선거에서 나타나는 박근혜 효과를 이번에도 기대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면서 “박 전 대표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지만 선거는 지도부 중심으로 치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15일 유치특위 이외에 아직 추가로 강원도를 방문하거나 유치활동을 벌일 계획은 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