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무회의서 의결할 듯…내달 3일 통과 가능할까김무성 “보고도 안해? 정부, 버르장머리 고쳐 놓겠다”
  • 한·EU(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한글본과 영문본에 나오는 일부 수치가 달리 표기되어 있는 것과 관련해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5일 “오류가 있었던 것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 외교통상부 장관 “오류 인정한다”

  • ▲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25일 국회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25일 국회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 장관은 이날 외교·통일·안보분야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한글본과 영어본의 완구류 부분이 틀려 비준을 할 수 없다”는 민주당 박주선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답하며 “국회와 협의해 (한·EU FTA 비준안을) 처리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는 완구와 왁스류에 외국 재료가 50% 이하면 한국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EU측과 협상을 완료했다. 그러나 한·EU 자유무역협정 비준안엔 완구류 40%, 왁스류 20%로 잘못 표기해 정치권 등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같은날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 위원장은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EU FTA 한글본 협정문의 번역 오류를 두고 “정부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다시 제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남 위원장은 “어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만나 한·미 FTA와 마찬가지로 한·EU FTA 비준도 정도를 걷는 게 좋겠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최대한 빨리 절차를 밟아 오는 28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하면 예정대로 다음달 3일 전체회의에서 한·EU 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 김무성 “보고도 안해? 정부, 버르장머리 고쳐 놓겠다”

    한·EU FTA 번역 오류를 두고 정치권의 질타는 매섭게 이어지고 있다. 야권은 물론이거니와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사전에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지 않은데 대해 크게 진노했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이런 큰일이 벌어졌는데 아직까지 그 누구도 보고하는 사람이 없다”면서 “정부의 오만방자한 태도에 대해 반드시 버르장머리를 뜯어고쳐 놓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 문제와 관련해서 이 정부에 대해 굉장한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도 “협정문의 오자를 그대로 둔 채 국회에 비준을 요구한 외교통상부의 행태는 나사가 빠진 짓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5역 회의에서 “대통령 자신은 권력누수는 없다고 장담하나 힘 빠지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우려스럽게도 힘 빠지기와 함께 기강해이 즉 나사 빠지기도 같이 나타난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