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여성, 마음 놓고 아이 낳을 수 있게 해야…
  • “나라 문 닫게 생겼다. 애를 낳도록 해야 한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기혼 직장여성의 보육 문제를 복지분야 해결과제 0순위로 꼽았다.

    김 지사는 23일 이천시 아미어린이집을 방문해 “무상급식이 문제가 아니다. 보육이 가장 큰 문제다. 출산율이 1.15명까지 내려갔다. 국가 최대 위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보육은 회사와 부모, 공공기관이 함께 책임져야 한다”며 “소방공무원, 대형병원 간호사 등 24시간 근무하는 기혼 직장여성이 마음놓고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하는 게 경기도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4조3교대로 일하는 이천 하이닉스의 맞벌이 부부를 위해 지어진 아미어린이집은 전국 최초의 24시간 국·공립보육시설이다. 짓는데 국비 5억8900만원, 도비 2억4600만원, 시비 1억3800만원 등 10억원 가까이나 들었다.

    돈이 많이 든 만큼 시설도 좋다. 그래서 인기가 많다. 현재 0세아 27명, 1세 이상 9명 등 아동 36명이 입소해있다. 올 3월엔 83명이 입소할 예정이다.

    하지만 꾸준히 들어가야 하는 인건비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시설장을 비롯해 보육교사 12명, 시간연장교사 2명, 조리사 1명 등 총 16명이 근무하고 있다. 올해 최대 29명까지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다. 이들은 하이닉스 근로자인 학부모들의 교대시간에 맞춰 4조3교대로 아이들을 보살피고 있다. 6일 일하고 이틀 쉰다.

  • ▲ 23일 이천시 아미어린이집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아이들을 안고 보육교사, 학부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경기도
    ▲ 23일 이천시 아미어린이집에서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아이들을 안고 보육교사, 학부모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경기도

    김 지사와의 간담회에서 보육교사들은 처우개선과 대체교사의 필요성, 하이닉스측이 교사숙소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줄 것 등을 건의했다.

    김혜원, 최현숙 교사는 “개원 후 7월간 공휴일 휴무 없이 4조3교대로 일하다 보니 가족 대소사를 챙기거나 자기계발 시간을 갖는 게 불가능했다. 연차도 쓸 수 있겠지만, 우리가 쉬면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다”면서 대체교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김 지사는 “도 차원에서 대체교사 풀(Pool)을 만들어 보육교사가 아프거나 경조사가 있을 때 대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학부모들도 교사들의 건의에 의견을 더 했다. 두 살배기 엄마인 김선옥(33) 씨는 “아기가 잘 놀고 집에서 못해 주는 걸 선생님이 해주니까 만족한다”면서도 “학부모가 보기에도 선생님들이 힘들어하는 것 같다. 아기한테 영향이 갈 수도 있다. 선생님이 편해야 부모도 아이를 마음 편히 맡길 수 있다”며 교사 처우개선을 건의했다.

    김 지사는 간담회 중에 학부모들에게 “어린이집을 잘해 놓으면 직장여성이 결혼을 많이 할 것 같느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에 어머니들은 “당연하다. 여기서 애를 키워봤는데 너무 좋다”고 입을 모았다.

    김 지사는 “하이닉스에 근무하는 미혼여성이 6000명쯤 된다는데 그 중 최소한 3천명은 시집 보내야 하지 않겠느냐”며 “건물도 좋고 선생님도 좋은 보육시설을 늘려 ‘빨리 애 낳아야지’ ‘내 새끼 우리집에서 키우는 것보다 낫네’ 하는 소리가 나오게끔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김 지사는 하이닉스 근로자가 아이를 맡기는 사설보육시설과 아미어린이집, 경기도립보육시설, 이천시립보육시설 등 네 곳의 실태와 부모만족도, 교사만족도, 보육아동 상태 등을 비교 분석할 것을 관계 공무원에게 지시했다. 또 결혼출산홍보대사 임명도 고려해볼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