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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경제난 극복을 위한 자구책으로 주체철, 주체비료, 주체섬유, CNC 등 이른바 `주체 기술'에 매진하고 있지만 기술수준과 성과 측면에서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화폐개혁 부작용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심화 등으로 악화된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해 `주체 기술'을 통한 `경제 주체화' 실현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8일자 사설에서 주체화는 고(故)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며 북한경제의 절대불변의 진로라면서 "주체화의 포성이 높이 울려야 경제강국으로의 대통로가 환히 열린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정치사상, 군사강국 달성에 이어 경제강국을 건설해 2012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열겠다고 선전하고 있는 것과 맞물려 있다.
주체철은 북한이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콕스탄 대신 풍부하게 매장된 무연탄을 활용해 자체 개발한 기술을 통해 생산한 철강을 말한다.
주체비료는 석탄가스화 기술을 통해 생성된 혼합가스를 비료용 암모니아 생산에 활용해 만든 비료를, 주체섬유는 북한 내 석회석과 무연탄을 원료로 자체기술을 활용해 생산한 비날론을 말한다.
CNC는 수치제어 기술에 컴퓨터를 접목해 자동으로 정밀한 기계적 가공에 이용되는 기술을 말하는 것으로, 김정은의 치적으로 선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은 주체기술을 생산에 적용하고 있는 김책제철연합기업소, 남흥청년화학연합기업소, 2.8비말론연합기업소, 단천광산기계공장 등 관련 공장과 시설을 수시로 현지지도해 경제성장을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의 주체기술이 석회석, 무연탄 등 자체 원료와 자체 기술을 활용한 측면이 있으나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생산기법과 수준 차이가 있어 성과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주체기술에 주로 석탄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지만, 북한의 석탄 생산량이 매우 저조하고, 주체철 생산에 이용되는 최고전력전기로와 비날론 원료인 카바이드 생산 등에 많은 전력이 소요되는 것도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CNC의 경우는 정밀도 면에서 남측은 오차가 2미크론(micron:1㎜의 1/1,000) 수준인데 북측은 4~5미크론의 오차가 발생해 큰 기술격차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스스로도 주체기술의 한계를 인식한 듯 주체기술을 통한 구체적 성과목표를 제시하기보다는 `자립경제', `경제 주체화' 등의 구호로 경제강국 달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북한의 지난해 주요 산업생산 지표는 주체기술 강조에도 1990년에 비해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1990년 발전량 277억kWh, 석탄생산 3천315만t, 철광석생산 843만t, 화학비료생산 89만t, 원유 도입 1천847만배럴 등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990년 대비 각각 85%와 77%, 59%, 54%, 21% 수준인 235억kWh(발전량), 2천550만t(석탄생산), 495만t(철광석생산), 48만t(화학비료생산), 381만배럴(원유 도입) 등으로 생산량이 크게 감소됐다.
대북제재 등으로 인한 북한경제의 위축과 주체기술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북한이 1980년대 말에 최고의 생산수준을 돌파했다고 선전한 가운데 지난해 주요 산업생산 지수는 1989년의 석탄생산 8천500만t, 시멘트생산량 1천350만t, 전력생산량 555억kWh, 화학비료생산량 560만t에 비해서는 더 위축세를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