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언론 "한반도 위기 상황, 양자 관계 등 논의할 듯"
  • 박의춘 외무상이 3박 4일간의 러시아 방문을 위해 12일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하루 전 항공편으로 평양을 출발한 박 외무상은 중국을 거쳐 이날 오후 4시 모스크바 세르메치예보 국제공항에 들어섰다.

    베이징-모스크바 노선을 운항하는 러시아 아에로플로트 항공 Su-572 편을 이용, 모스크바에 도착한 박 외무상 일행은 비행기에서 내린 뒤 곧바로 공항 내 정부 대표단용 귀빈실로 진입했다.

    이날 박 외무상 일행이 타고 온 아에로플로트 항공은 당초 오후 3시10분 도착 예정이었으나 약 50분 연착해 오후 4시께 세르메치예보 공항에 착륙했다.

    모스크바의 추운 날씨에 대비한 듯 모피 털모자를 쓰고 두터운 외투를 입은 박 외무상은 안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영재 대사 등 주러 북한 대사관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곧이어 귀빈실내 별도 대기실로 향했다.

    박 외무상은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가 '한국 기자다. 방러 목적에 대해 한마디 해달라'고 질문을 던졌으나 얼굴만 돌려 한번 기자를 쳐다봤을 뿐 굳게 입을 다물고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그는 '앞서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과 회견을 하셨던데 왜 한국 언론에는 한마디도 않으시냐'는 기자의 거듭된 질문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그냥 대기실로 들어갔다.

    박 외무상을 수행한 북한 외교부 직원들은 질문을 계속하며 대기실로 따라 들어가려는 기자에게 '이러시면 무례합니다'라고 제지하며 억지로 문을 닫았다.

    대기실에서 짐을 기다리며 약 40분을 머물던 박 외무상 일행은 4시 50분께 준비된 자동차 여러 대에 나눠 타고 서둘러 공항을 떠났다. 귀빈실 입구에선 일본 NHK, 후지 TV 등이 진을 치고 박 외무상의 도착 장면을 취재했다.

    한편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이날 오랫동안 주러 대사를 지낸 박 외무상이 방러 기간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과 회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박 외무상과 라브로프 장관의 회담은 13일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박 외무상의 방러는 지난해 4월 라브로프 장관의 방북에 대한 답방 형식이라면서도 양측이 구체적 안건에 대해 밝히진 않았지만 가장 어려운 안건 가운데 하나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공개와 연평도 포격 사건 등으로 유례없는 긴장 국면에 들어간 한반도 위기 사태 해결 방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통신은 또 양국 간 경제협력 문제도 회담의 주요 안건 가운데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의 진단에 따르면 지난해 러.북 교역액은 5천만~6천만 달러였으나, 올해 교역액은 1억2천만 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통신은 이어 러시아로 파견되는 북한 노동자 수를 늘리는 형태의 경제협력 문제도 회담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에는 임업, 어업, 건설 등의 분야에 걸쳐 약 6천~7천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밖에 양측은 국경 문제, 범인인도, 항공 수색 및 구조, 농업, 검역 등의 분야에 걸쳐 10여 건의 조약과 협정을 갱신하거나 새로 체결할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