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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부산기지. 지난 10일 입항해 1부두에 정박 중인 미국 7함대 소속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하와이호는 외관부터 보는 이를 압도했다.
길이가 무려 115m에 달했고 폭 10.3m 높이 9.3m의 하와이호엔 130명의 승조원이 탑승할 수 있을 만큼 큰 규모를 자랑했다.
이날 취재진에게 공개된 하와이호 내부공간은 어뢰실, 지휘통제실, 승조원 숙소 등이다.
하지만 좁은 사다리로 이뤄진 잠수함 입구부터 진입하는 것 자체가 쉽지가 않았고 잠수함 내부에 들어서자 성인 1명이 겨우 지나갈 만한 폭 1m, 높이 1.8m의 좁은 통로가 시야를 가로막았다.
발판 폭이 좁은 사다리로 각층이 연결돼 있는데 스티브 맥 하와이호 함장의 설명 없이는 미로와 같은 잠수함에서 길을 잃어버리기 쉬웠다.
한 잠수함 승조원은 "잠수함 구조를 완전히 파악하는데 한달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정도"라고 말했다.
가장 먼저 도착한 어뢰 저장고엔 직접 발사대와 연결돼 금방이라고 어뢰를 발사시킬 수 있었다. 무엇보다 길이 6m, 무게 2t에 달하는 중어뢰가 취재진을 맞았고 수십발을 효율적으로 보관할 수 있는 저장고가 인상적이었다.
하와이호엔 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 12기(수직발사체계)가 실려 있었지만 장전이 돼 있는 관계로 취재진에 공개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다음으로 방문한 하와이호의 핵심장비가 집중돼 있는 지휘통제실은 취재진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5평 남짓한 통제실 공간에 수중 레이더 장치를 비롯해 내비게이션, 잠망경 모니터, 무기통제장치가 오밀조밀 배치돼 10여명의 승조원들이 근무할 수 있다.
특히 잠망경은 물속에서도 외부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시할 수 있어 적의 동태에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했고 수중 레이더로 미세한 움직임도 탐지할 수 있다고 스티브 맥 하와이호 함장은 설명했다.
좁은 통로 천장엔 각종 기기가 그대로 노출돼 있어 키 큰 미국 승조원들은 머리를 숙이고 지나다녀야 했다.
효율적인 공간배치를 위해 침대도 모두 접이식으로 구성돼 있고 샤워시설, 화장실도 변기만 있는 간단한 구조로 이뤄져 있었다.
스티브 맥 하와이호 함장은 "하와이호는 동서 냉전 이후 첫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이라며 "대형 잠수함보다 규모가 작지만 연안과 심해에서 동시작전도 가능하고 유지비도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춘 최고의 핵잠수함"이라고 말했다.
하와이호는 가압수로형 원자로 1기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최고 34노트의 속력을 낼 수 있으며 최대 120일분의 식량을 탑재한 채 3개월간 수중에서 장기간 정찰임무 및 신속 공격태세를 유지할 수 있다.
하와이호의 부산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며 오는 15일 출항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