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사무총장은 기자회견..식량 7만5천t 필요
  • 조셋 시런 유엔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은 28일 "북한의 영유아 중 250만명이 WFP의 지원 대상"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4천500만달러의 예산과 7만5천t의 식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북한 방문에 앞서 방한한 시런 사무총장(사진/연합뉴스)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 취약 계층 아동의 영양실조가 심각하고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어떤 지역에는 35∼40%에 해당하는 아이들이 충분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WFP는 지금까지 필요한 예산의 20% 정도밖에 모금하지 못했다"면서 "이에 따라 북한 내 7개 도 65개 군에서 가장 취약한 아동 계층 67만1천명에게만 지원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런 사무총장은 방북 일정과 관련, "이틀 정도의 짧은 일정이 될 것"이라며 "북한의 고위급 관리를 만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WFP 사무총장으로서는 북한 방문이 처음이라고 밝힌 시런 사무총장은 "북한에서 근무하는 WFP 직원들을 만나고 나 스스로 직접 기아와 영양실조 문제의 실상을 보고,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시런 사무총장은 "기아를 극복하고 식량안보를 지키는 것은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할 의무"라면서 "특히 건강하게 자라는 것은 어린이들의 권리이며 건강한 신체 발육을 위해서는 어린이들의 영양 공급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아를 극복하는 것은 단순한 자선의 문제가 아니라 어린이를 위해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우리가 구입하는 식량의 80%가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수입하는 것으로 해당국의 농업 발전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에 모든 사람을 위한 충분한 식량이 있음에도 10억명 이상이 빈곤을 겪는 것은 수용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한 뒤 "WFP의 목표는 기아 문제가 모두 해결돼 궁극적으로 WFP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출국한 시런 사무총장은 중국과 북한을 차례로 방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