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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진, 고소인 측 3인 증인 신청
지인에게 돈을 빌린 뒤 갚지 않아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그룹 NRG 출신 가수 이성진(33)이 2차 공판에서 자신을 고소한 오모씨 등 3명에 대한 '증인 심문'을 신청했다.
30일 오후 5시경 서울 양천구 신정동 서울남부지방법원 404호 법정(형사3단독 장성관 판사)에서 열린 2차 공판에 국선변호사와 함께 배석한 이성진은 재판장의 질문과 지적에 간략한 답변으로 일관하며 자신에게 씌여진 혐의 내역을 상당 부문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후 4시 30분께 인색 와이셔츠에 검은색 모자를 푹 눌러쓰고 법원에 도착한 이성진은 검은 양복을 입은 2~3명의 남성들에 둘러싸인 채 황급히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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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C 예능프로 '라디오 스타' 캡처
앞서 열린 다른 공판이 예정된 시간을 초과, 30분 정도 법정 안에서 재판을 기다린 이성진은 긴장된 표정으로 국선변호인과 쪽지 등을 주고 받으며 재판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심리를 시작한 재판장이 이성진에게 "고소인인 문모씨와 오모씨를 직접 본 적이 없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이성진은 "검찰 조사때 본 것 말고는 이 전에 직접 본 일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고소인 중 이모씨가 작성한 고소장에 대해 '부동의' 하는게 맞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이성진 측은 "그렇다"고 답하며 다음 재판시 이OO씨 등 고소인 3명을 증인으로 신청한다고 밝혔다.
이성진은 "돈을 빌린 곳이 카지노 안이 맞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이의를 달지 않아 도박장에서 자금을 빌린 혐의 내역을 시인했는데 "아직 정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나 확실한 것은 이씨 등이 도박자금을 (이성진에게)빌려준 사실"이라는 재판장의 말에도 침묵으로 일관, 사실상 도박 혐의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고소인 측 3인이 증인으로 나서는 이성진의 다음 공판은 11월 4일 오후 3시30분 남부지방법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다음은 이날 공판에서 장성관 판사와 이성진이 나눈 대화록 주요 부문.
-재판장 : 이OO 작성의 고소장을 '부동의' 한다. 맞습니까? 그래서 이OO씨를 불러달라?
▲이성진(변호인) : 예
-재판장 : 구체적으로 칩이 됐건 현금이 됐건, 돈을 빌린 곳은 카지노 안이죠?
▲이성진(변호인) : 예. 일부는 한국에서 빌렸고 나머지는 카지노 앞에 있는 도박장에서 빌린 뒤 안에서 받았습니다.
-재판장 : 고소한 문모씨나 오모씨를 직접 본 적이 정말 없습니까?
▲이성진 : 예. 검찰 조사 때 보고, 그 전에는 직접 본 사실이 없습니다.
-재판장 :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돈을 빌려주고 빌려받을 때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성진씨와 오씨 일행 사이에 "얼마를 갖고 있다", "부동산이 얼마가 있다"는 식의 대화가 오갔는지, 아니면 '(돈을 빌려준 오씨 측에서)금방 벌어서 갚겠지'하고 암묵적으로 이성진씨에게 돈을 빌려주게 된 건지….
▲이성진 : (침묵)
-재판장 : 확실한 거는 도박 자금을 빌려 준 거네요. 뭐 자금난에 처한 이성진을 구해 주려고 돈을 빌려준 것도 아니고, '도박 더해서 더 잃어봐라. 그리고 갚아봐라' 하는 느낌이 좀 나네요.
▲이성진 : (침묵)
-재판장 : 장소, 경위, 빌려준 돈을 받기 위한 재력 담보 등에 대한 구체적인 대화가 오갔는지 고소인 등을 불러 물어봐야겠습니다. 오는 11월 4일 오후 3시 30분 증인 심문을 하겠습니다.
이성진은 이날 공판에서 돈을 빌린 곳이 카지노 안이고, 도박을 위해 자금을 끌어 쓴 게 맞느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긍정, 혹은 침묵으로 일관해 사실상 도박 혐의를 모두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일부 고소인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아 향후 증인 심문에서의 진실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도 예고했다.
한편 이성진은 공판 직후 법정을 나서면서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을 향해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벌을 달게 받겠다"며 "이렇게 시간을 빼앗아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거듭 전했다.
이성진은 지난해 6월 필리핀 마닐라 소재의 한 카지오에서 오모씨 등 여행사 관계자 두 명으로부터 2억3300만원 빌린 뒤 이를 모두 '바카라' 도박으로 탕진한 혐의로 피소됐다.
다음은 이성진과의 일문일답
-취재진 : 현재 어떤 심정인가요?
▲이성진 : 제가 잘못한 부분은 일단 달게 벌을 받을 것이고 계속 반성하고 있습니다.
-취재진 : 향후 계획이 있다면?
▲이성진 : 계속 자숙하면서 반성할 것이고, 지금은 재판 결과를 기다리는 입장입니다.
-취재진 : 국선변호인을 선임한 이유가 경제적인 이유 때문인가요?
▲이성진 : 주위 분들이 너무 피해를 많이 받으시니까…. 경제적인 문제? 아 예, 그 부분도 아예 없진 않지만 그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