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입북한 진보연대 고문 한상렬 목사가 20일 오후 3시 경기도 판문점을 통해 입국한 가운데 통일대교와 홍제동 보안 분실 등에서는 보수단체들의 규탄 집회가 계속됐다.

    단체들은 한상렬 목사의 동선을 예상해 그가 지나가게 될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서울 홍제동 보안 분실 등에 흩어져 규탄 대회를 벌였지만 검찰 측의 철저한 봉쇄로 한 목사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이날 한 목사의 이동은 첩보작전을 방불케 했다.

  • ▲ 보수단체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은 경찰들이 둘러싼 서울 홍제동 보안분실 앞에서
    ▲ 보수단체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은 경찰들이 둘러싼 서울 홍제동 보안분실 앞에서 "한상렬은 법의 심판만이 남았다"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김상엽 기자

    홍제동 보안 분실 앞에서 한 목사를 기다리던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은 “한상렬 목사를 검찰이 비호하는 이유가 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한상렬의 북한 내의 활동은 국가보안법에 반하는 종북활동으로 명백한 위법행위이자 안보훼손행위”라며 “법정 최고 구형인 사형으로 준엄한 법의 심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은 이어 종북세력에 대한 정부의 심판을 촉구했다. “김정일 주체사상을 찬양하고 대한민국을 비난하는 세력은 국민들을 혼란에 빠지게 할 위험한 존재”라며 “시민단체, 통일운동단체 및 종교계를 교묘히 악용한 이들을 정부가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경찰들이 한상렬을 비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며 항의하고 있다. ⓒ 김상엽 기자

    통일대교에서 한상렬을 기다리다 뒤늦게 이곳으로 도착한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는 “한상렬을 태운 특수경찰차가 3시 10분경 통일교가 아닌, 샛길로 빠져서 황급히 이동했다”고 전했다. 박 대표는 “애국단체들이 기다리고 있는 통일대교를 피해 빠져나간 이유는 무엇이냐”며 “판문점을 통해 입국해서는 안 될 反대한민국인을 그렇게 대접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같은 시각 통일대교에서는 대규모 집회가 벌어지고 있었다. 보수단체 라이트코리아, 고엽제전우회, 재향군인회 등은 “친북좌파 세력 척결”이라는 문구를 들고 “한상렬을 즉각 북으로 추방하라”고 주장했다. 한편에서는 진보연대 등 진보단체들이 “한상렬은 이 시대의 양심”이라며 한 목사의 환영 집회로 맞섰지만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 ▲ 보수단체 라이트코리아, 고엽제전우회 등은 통일대교 앞에서
    ▲ 보수단체 라이트코리아, 고엽제전우회 등은 통일대교 앞에서 "김정일 하수인 한상렬은 즉각 북으로 추방하라"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경찰 측은 오후 3시경 한상렬 목사가 흰 두루마기 차림에 한반도기를 흔들며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어왔다고 전했다. 입국하자마자 경찰은 한 목사를 경기 파주경찰서로 연행해 입북경위와 북한 내 행적 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체포 48시간 안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지난 6월 12일 밀입북해 70여일 만에 입국한 한 목사에게 경찰은 국가보안법상 잠입ㆍ탈출, 회합ㆍ통신, 찬양ㆍ고무 등의 죄목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