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 뭘 준다고?" 아나운서들 뿔났다

KBS·MBC·SBS 등 국내 아나운서들이 소속된 한국아나운서협회는 20일 성명을 발표하고 “강용석 의원의 천박한 여성관과 비뚤어진 직업관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우리가 누구에게 무엇을 주며 무엇을 받는다는 말인가”고 강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한국아나운서연합회는 20일 오후 ‘여성을 비하하고 전체 아나운서를 모욕한 강용석 의원은 지금 당장 의원직을 사퇴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협회는 “‘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줘야 한다’는 발언은 이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모든 아나운서와 지망생, 그리고 그 자리에 참석한 학생들을 모욕한 것”이라며 분노를 표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아나운서들의 인권뿐만 아니라 모든 여성들의 인권을 모독한 행위”라며 “국회 인권포럼 위원을 맡고 있는 국회의원으로서 너무도 이중적이고 뻔뻔하다”며 강의원의 여성관에 대해 비난을 가했다.

협회는 강의원에게 두 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첫 번째 요구사항은 의원직 사퇴다. 망언을 한만큼 공인으로서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라는 것이다. 또 이번 일로 상처받은 아나운서들에게 무릎 꿇고 사과할 것도 촉구했다.

아나운서협의회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나라당 당사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협회는 “21일 오전 10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를 만나 강 의원 발언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할 예정”이라며 “당 차원희 사과와 제재 조치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은 지난 18일 서울 신촌에서 대학생들과의 만찬 자리를 갖던 중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한 여대생에게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는 발언을 했다고 알려지며 비난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