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생들과의 식사자리에서 높은 수위의 성희롱 발언을 해 한나라당으로부터 제명조치 된 강용석(41·사진) 의원이 학창 시절 어려운 가정형편을 극복하고 학업에 정진, 성공신화를 일궈낸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엘리트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6일 '제2회 국회의장배 전국대학생토론대회'에 참석한 대학생들과 가진 술 자리에서 ▲"아나운서를 하려면 몽땅 줄 생각을 해야 한다" ▲"전현희 의원은 나이드신 의원들이 밥 먹고 싶어 줄을 설 정도다" ▲"여성 의원의 외모는 한나라당보다 민주당이 낫다" ▲"나경원 의원은 얼굴은 예쁘지만 키가 작아 볼품이 없다" ▲"여자는 차(車)값이고 남자는 집값" 이라는 비상식적인 발언들을 쏟아내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강 의원은, 사실 변호사 시절 서민들을 위한 변론을 자처하고 소액주주 운동을 벌이는 등 철저히 약자들의 편에 서는 모습을 보여왔다.
-
- ▲ 1987년 'MBC 장학퀴즈'에 출연할 당시 강용석(우측) 의원의 모습.
서울 마포구 소재 낙후된 가정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강 의원은 교도소를 다녀온 아버지의 전력으로 인해 어렵사리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에도 판사로 임용되지 못했다.
이때부터 밖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강 의원은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에서 집행위원을 맡아 소액주주운동을 활발하게 펼쳤다. 2000년에는 '소액주주 소송 전문로펌'을 만들어 대우전자 분식회계 사건을 맡아 보상을 받아냈고 2001년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선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 씨가 삼성전자 상무보로 임명된 것을 정면 비판해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앞선 98년에는 지리산 수해로 야영객 30여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자발적으로 변론을 맡아 국가로부터 배상을 이끌어낸 적도 있다.
이와 관련 강 의원의 과거 활동을 잘 알고 있었다는 한 네티즌은 "주로 서민들의 변론에 힘써왔던 강 변호사가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면서 "분명 해서는 안 될 말들을 한 것은 사실이나 선량한 이미지가 강했던 분이 언론 보도 이후 하루아침에 파렴치범으로 몰리는게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밝혔다.
◆1987년 'MBC 장학퀴즈' 월 장원 출신 = 강 의원은 지난 2월 자신의 블로그에 1987년 MBC 장학퀴즈에 출연했던 동영상을 게재, 풋풋했던 고교시절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동영상을 올리면서 "기장원전을 다시 보니 우선 헤어스타일이 엉망이고 안경도 잠자리 안경"이라며 현재 모습과는 매우 다른 과거 학창 시절의 모습을 추억했다.
당시 경기고 3학년에 재학중이던 강 의원은 주장원전과 월장원전에서 잇달아 1등을 거두고 기장원전에 참가할 정도로 학업 성적이 뛰어났던 것으로 밝혀졌다. 장학퀴즈에서 받은 장학금으로 서울대 법대에 등록한 강 의원은 1991년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드대 로스쿨 과정을 마쳤다.
변호사 시절 소액주주운동을 활발히 펼쳤던 강 의원은 1999년 Y2K(밀레니엄 버그) 법적 문제를 국내에서 처음 제기한 장본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강 의원은 '전자상거래와 Y2K'라는 주제로 2000년 서울대 정상조 교수가 펴낸 책(인터넷과 법률/현암사)의 공저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건전 보수로의 세대교체"를 주창, 한나라당 서울 마포을에 출마했다 낙선한 강 의원은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 인수위원회 인수위원으로 참여하고 이명박 대선후보의 중앙선대위 법률지원팀장을 맡기도 했다.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에 재도전, 국회 입성에 성공한 강 의원은 현재까지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으로 활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