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 남아공월드컵 B조 본선 우리나라와 그리스의 첫 경기가 열리는 12일 전국에 비가 내릴 전망이라 응원 장소 선정에 축구팬들이 애를 먹고 있다. 축구대표팀 공식 응원팀인 붉은 악마는 삼성역 일대로, 각종 월드컵 관련 행사가 시청과 광화문 일대에서 화려하게 펼쳐질 예정이나 뜻하지 않은 비 소식에 얼마나 많은 인원이 운집할 지는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산통 깼지만… 분위기는 내야지?

    지난 2006년 월드컵까지만 해도 빨간색 티셔츠에 목에 태극기를 두르고 광화문을 누볐던 직장인 김민준(28)씨는 이번에는 거리응원을 포기했다. 한바탕 흥겨운 축제가 벌어질 월드컵을 즐기고 싶으나 도무지 비가 오는 것은 참을 수 없다.

    김 씨는 “비를 맞으며 축구경기장에서 응원하는 것은 좋다. 광화문에서 수십 만 명이 옹기종기 모여 응원하는 것까지도 괜찮다. 다만 비에 젖은 몸을 이끌고 집으로 올 생각을 하니 끔찍하다”면서 “이번에는 영화관으로 선회했다”고 밝혔다.

    남아공월드컵에 출전한 한국팀의 주요경기는 CGV와 롯데시네마 영화관에서 3D와 2D디지털로 중계된다. 관람료는 7000원과 1만원. 특히, CGV는 전국에 최소 35개 이상 3D 스크린과 100개 이상의 2D 스크린에서 중계한다.

    ◇ ‘친목형’ 우리끼리 모이면 됐지

    직장인 최동품 씨(39)는 ‘친목형’ 응원방법을 택했다. 비가 안 왔다면 거리응원도 고려해 봤을테지만 비 소식에 마음을 접었다. 최 씨는 “때마침 직장 동료가 집들이를 하겠다고 해 그 집으로 가서 응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민정(23)씨도 ‘친목형’이다. “응원을 나가고 싶었지만 친구들끼리 단란하게 맥주집에서 치킨을 먹으며 응원하는 편이 더 나을 것 같았다”면서 “솔직히 비가 온다는 소식에 마음이 굳혀진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 ‘우비 쓰고’ 간다…“광화문으로 모여”

    하지만 열혈 팬은 다르다. 비가 와도 우리 월드컵 축구대표팀을 응원할 수만 있다면. 직장인 이슬기(26)씨는 자칭 열혈 축구 팬. 국가대표 경기가 열릴 때마다 빼놓지 않고 친구들과 거리 응원에 나섰다. 이번 월드컵은 손꼽아 기다린만큼 거리응원에 꼭 참석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웠다. 이 씨는 “벌써 친구들과 광화문에서 우비 쓰고 월드컵 보기로 했다”면서 자신의 친구는 오늘 밤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해 텐트족을 자처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서울지역에 공식적으로 거리응원이 열리게 되는 지역은 27곳. 전국으로 확대하면 백여 곳에 이른다. 지구촌 축제인 월드컵을 즐기는 방법은 각양각색이지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마음은 하나임이 분명하다.

    한편, 월드컵개막식은 11일 밤 9시(한국시간)부터 SBS를 통해 생중계되며 개막전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멕시코간의 경기가 밤 11시부터 시작된다.